'16사구' 최정, "20-20-20 할 것 같아요"
OSEN 기자
발행 2009.07.07 13: 38

"이러다 정말 20-20-20 할 거 같아요". 올 시즌 가장 많은 몸에 맞는 볼을 기록 중인 SK 3루수 최정(22)이 허탈한 듯 웃었다. 최정은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에서 사구를 추가해 시즌 16개의 사구를 기록 중이다. 2위 그룹인 연경흠과 김태완(이상 한화)이 10개의 사구니 그야말로 두 배 가까이 얻어 맞았다. 지난 4월 23일 문학 롯데전과 5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2개씩이나 맞기도 했다. 이에 최정은 "요즘 같아서는 내가 맞은 공을 집어 나를 맞힌 투수를 향해 전력으로 집어던져 맞히고 싶다. 얼마나 아픈지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서 간담서늘한 농담을 했지만 "이러다 정말 20(홈런)-20(도루)이 아니라 20(홈런)-20(도루)-20(20사구)를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정은 아직 한 번도 공에 맞은 후 상대 투수에게 화를 낸 적이 없다. 헬멧 쪽으로 공이 날아와도 스스로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분을 삭히고 다시 타석에 들어설 뿐이다. 그런 '착한' 최정이 한 농담이라는 점에서 그 고통이 어떤지 알게 해준다. 올 시즌 80경기 중 71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최정은 2할5푼7리의 시즌 타율(253타수 65안타)에 11홈런, 10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 추세라면 20-20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엉치뼈 통증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최정에게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몸에 맞는 볼이다. '20-20-20'이라고 재치있게 말했지만 곳곳에 든 멍 때문에 컨디션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악바리' 근성으로 똘똘뭉친 최정인 만큼 경기 중 빠지는 것은 물론 출장조차 하지 못하는 날이면 표정이 시무룩해지기 마련이다. 작년 3할2푼8리로 타격 3위에 올랐던 최정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내야 백업요원으로 출장했다. 하지만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다. 나갔어도 주 포지션인 3루수가 아닌 유격수로 나가는 바람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는 시즌 타격 부진으로 이어지며 6월 한 때 2할3푼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제대로 근력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다시 방망이가 살아나며 2할5푼7리까지 시즌 타율을 끌어올렸다. 최정은 "올해는 타율보다 장타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목표를 밝혔다. 결국 4년 연속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지난 2007년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6홈런을 넘어 20홈런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인지 최정은 몸에 맞는 볼에 아랑곳하지 않고 타석에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사구를 의식하면 몸쪽 공을 칠 수 없다"는 최정은 "아직 몸쪽 공에 두려움이 없다. 내가 만만해서가 아니라 내가 잘치기 때문에 위협구가 많고 사구가 늘어간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사구를 통해 다시 한 번 단단해질 최정의 '대형 3루수의 꿈'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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