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문동환, 1군에 서고 싶던 사나이
OSEN 기자
발행 2009.07.08 15: 25

"그저 아프지 않았으면, 그렇게 마운드에 올랐으면 좋겠어요". 개막 전 그가 밝힌 한 마디가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다. 한화 이글스가 8일 프랜차이즈 스타 정민철(37)을 플레잉 코치로 임명하는 동시에 외국인 타자 빅터 디아즈(28)를 웨이버 공시로 방출했다. 그리고 그 명단에는 안타까운 이름이 함께 놓여 있었다. 문동환(37). 기나긴 부상의 질곡 속에서 부활을 꿈꾸던 그는 결국 자신의 재기 무대가 되었던 한화를 떠나게 되었다. 연세대 시절 아마추어 최고 우완 중 한 명으로 각광받았던 문동환은 1995년 현대 피닉스 입단 이후 1997년 고향팀 롯데에 입단했다. 그 와중에서 롯데는 한창 전성기를 구가 중이던 톱타자 전준호(40. 현 히어로즈)를 현대 유니콘스에 내주었다. 그만큼 문동환은 롯데 팬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던 투수였다. 1998년 12승을 수확한 데 이어 1999년 17승 4패 평균 자책점 3.28로 승률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그는 이후 긴 부상의 터널 속으로 진입했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 그리고 재발의 악순환을 거듭한 문동환은 결국 2004년 톱타자 공백을 메우고자 한 고향팀서 버려지며 프리에이전트(FA)로 이적한 정수근(31. 롯데)의 반대 급부로 두산에 적을 옮긴 뒤 하루 만에 한화로 둥지를 틀었다. 당시 유승안(현 경찰청 감독) 한화 감독의 부름을 받고 독수리 둥지에 몸을 옮긴 문동환은 2004년 4승 15패 평균 자책점 5.37을 기록한 뒤 이듬해부터 한화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될 투수가 되었다. 2005년 10승 9패 평균 자책점 3.47로 6년 만의 10승에 성공했던 문동환은 이듬해 16승 9패 평균 자책점 3.05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18승을 수확한 신인 류현진(22)과 함께 한화의 한국 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팬들은 그에게 '문에이스'라는 별명을 붙이며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지긋지긋했던 부상이 다시 그의 발목을 잡았다. 팔꿈치 부상 재발은 물론 왼쪽 장딴지-고관절-종아리-허리 등에 잇단 부상이 온 것. 몸 상태가 100% 올라오지 않은 상태서 의욕을 앞세워 등판을 자청했던 것이 결국 잇단 부상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지난 2월 한화의 전지훈련 캠프지였던 하와이 오아후 리지널 파크서 만났던 문동환은 "그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아무런 통증 없이 1군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고 싶다"라는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그 바람이 이루어지기 전에 그는 아쉽게도 한화를 떠나게 되었다. "던지고 싶다"라며 사람 좋은 웃음으로 부활을 다짐했던 문동환. 그는 과연 다른 팀에서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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