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 세데뇨, 그가 남긴 가능성-과제
OSEN 기자
발행 2009.07.09 08: 44

분명 그는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그 속에는 수정해야 할 약점도 분명 내재했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좌완 후안 세데뇨(26)가 김경문 감독의 웃음을 절로 자아내며 무실점투로 시즌 2승 째를 따냈다. 세데뇨는 지난 8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 5이닝 7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국내 무대 두 번재 선발승을 거뒀다. 세데뇨의 올 시즌 성적은 2승 2패 평균 자책점 4.97(9일 현재)이다. 이전의 세데뇨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동안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확실하게 나는 공을 던지며 상대 타선을 확실하게 제압하지 못했던 세데뇨는 타자 무릎 선에 걸치며 예리하게 꽂히는 직구를 선보였다. 제구력이 뒷받침된 140km대 초,중반의 직구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며 최승환(31)의 미트를 향해 날아갔다. 세데뇨는 포심 패스트볼 그립을 잡은 뒤 릴리스 포인트서 검지를 중지 위로 올리며 공에 회전을 더했다. 따라서 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닌, 컷 패스트볼을 연상케 하는 각을 보여줬다. 세데뇨 또한 경기 후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를 펼쳤다"라며 경기를 자평했다. 62개의 패스트볼은 136~143km 사이서 빠르기를 형성하며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아나간 타구를 만들지 않았다. 세데뇨가 허용한 7개의 안타는 모두 배트 중심에서 빗겨간, 타자 주자를 2루까지 내보내지 않았던 단타였다. 그렇다고 세데뇨가 '장밋빛 미래'만 예고한 것은 아니다. 총 83구 투구 중 11개의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한 세데뇨는 스리쿼터 형태에 가깝게 팔을 내리는 투구폼을 보여줬다. 직구나 커브, 슬라이더를 던질 때는 투구폼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팔 각도가 다소 내려갔다. 수도권 구단의 한 전력 분석원은 '팔 각도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에 "서클 체인지업 구사 시에는 팔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짧게 답했다. 팔 스윙에서 구종마다 차이가 난다는 점은 분명 불안 요소임에 틀림없다. 경기 후 그에 대해 묻자 세데뇨는 "그랬던가. 의식하지 못했다"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었으나 최근 10여 년간 각 구단의 분석력에 엄청난 발전이 있었던 만큼 투구폼이 읽힐 경우 구위 향상이 없는 한 고전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의 한 구단 관계자는 "성격은 물론이고 야구장 안팎에서의 습득력이 굉장히 좋다. 분명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라며 세데뇨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기 직후 'No Run Pitcher'라는 말을 건네자 어깨를 으쓱하며 악수를 청하는 여유를 보였던 세데뇨.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남긴 그의 다음 경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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