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본심은 이동국 길들이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관 겸 월드컵에 대비한 전지훈련지 물색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온 허정무 감독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표팀 운영 방안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사안은 올 시즌 K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라이언 킹' 이동국(30, 전북)의 대표팀 발탁 여부. 올 시즌 두 번의 해트트릭을 비롯해 정규리그와 컵대회 그리고 FA컵까지 모두 합쳐 17경기서 14골을 폭발시키고 있는 이동국에 대해 허정무 감독은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 이근호-박주영으로 구성된 투톱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여주는 허정무 감독은 타겟형 스트라이커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정성훈 양동현(이하 부산) 그리고 서동현(수원) 등 장신 공격수들을 대표팀에 불러들여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모두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서 이동국에 대해 "올 시즌 그가 정규리그서 넣은 11골 중에서 스스로 만든 골이 몇 골이나 되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동안 쭉 지켜봤는데 골 감각은 좋았지만 서 있는 플레이가 많았다. 보다 날카롭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은 해트트릭을 하는 등 잘 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팀에서 꾸준히 활약을 하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이후 언론과 인터뷰서 이동국에 대한 코멘트를 일부러 준비했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허 감독이 이동국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동국이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지난 주말 광주와 K리그 14라운드 경기는 대표팀의 정해성 수석코치가 직접 관전하며 그의 몸상태를 확인했다. 대표팀 차원에서 이동국을 주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허정무 감독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안정환에게 보여주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에 진출했던 안정환은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지나친 스타 의식으로 인해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났던 것. 히딩크 감독은 팀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안정환을 대표팀서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안정환은 팀에 융합되며 월드컵 본선 미국 및 이탈리아전에서 골을 선사하며 최고의 스타로 거듭났다. 어쨌든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따라서 그에 대해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도 사실이다. 결국 허정무 감독이 원하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팀에 융합될 수 있는 이동국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한편 이동국은 대표팀 승선과 관련해 "팀 우승을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낸 뒤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자세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