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풍운아 이천수(28)가 고개를 떨어뜨린 채 마지막 희망을 향해 떠났다. 이천수는 10일 오후 2시 45분 인천공항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와 이적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떠났다. 홍콩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에 들어가는 이천수는 메디컬테스트를 치른 뒤 큰 문제가 없는 한 곧바로 입단식을 치를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천수의 알 나스르행이 마무리에 돌입한 셈이다. 이천수는 알 나스르와 1년 계약에 100만 달러(약 12억 원)의 연봉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에서 받던 연봉의 4배가 넘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천수는 이번 이적을 추진하면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는 후문이다. 전 소속팀 전남을 나오는 과정이 개운치 않으면서 임의탈퇴 처리가 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꿈이었던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무대에 발탁될 수 있는 가능성도 희미해졌다. 더군다나 자신과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던 전 에이전트와도 전남에 지불하는 위약금 문제로 법적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전날 출국 사실을 공지한 이천수는 10일 출국 시간이 임박해서야 고개를 숙인 채 어떤 말도 없이 한국을 떠났다. stylelomo@osen.co.kr 인천공항=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