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 이영표(32)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 이적을 결정했다. 지난 2006년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명문 AS 로마행을 거부했던 이영표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리미어리그의 알 힐랄로 옮기는 것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영표가 가톨릭 문화가 만연한 AS 로마를 거부했는데 이슬람의 알 힐랄 이적을 결심했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영표는 자신이 발간한 '성공이 성공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다'라는 자서전을 통해 'AS 로마로 떠나지 않은 것이 계속된 기도 속에서 로마에 안 간다는 생각을 했을 때 느낀 평화가 떠오르며 이적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의 이영표와 현재의 이영표는 분명히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과거 이영표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었지만 3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마음껏 고를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영표가 지난 6월 파주 NFC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은퇴 후 유소년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이 그 증거다. 이영표가 은퇴 이후를 거론한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그런 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매력적이다. 유럽 수준에 못지않은 거액의 연봉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세금이 없어 은퇴 이후를 준비하기에 적합하다. 더군다나 알 힐랄은 선수가 은퇴 이후 지도자로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AS 로마와 달리 알 힐랄은 이영표에게 '인연'이 있는 팀이다. 이번 이적이 추진되기 전부터 이영표에게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왔을 뿐만 아니라 절친한 후배인 설기현이 지난 1월부터 6개월간 임대 계약을 맺고 뛴 구단이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에서 메디컬테스트를 치른 이영표는 오는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알 힐랄에 합류할 예정이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