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로 태어나 평생을 바다에서 물고기와 씨름하며 혼자 살아온 할아버지와 산에서 태어나 바닷가로 시집온 지 석 달 만에 바다에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할머니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연극 ‘남도(南道).1’이 대학로 선돌극장 무대에 오른다. 2009 선돌극장 기획공연시리즈 ‘선돌에 서다’ 공식 프로그램 참여작으로 7월 22일부터 8월 16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 이 연극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노년의 삶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바닷가에서 주막을 하던 덕산댁이라는 할머니와 그 할머니를 해바라기하며 한 평생 고자의 삶을 살아야 했던 할아버지가 보름달이 환하던 어느 날 밤, 바다로 나가 서로 남몰래 가슴 속 깊은 곳에 차곡차곡 숨겨놓고 살아왔던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달 그림자 어리는 조각배 위에서 때론 눈물겹게, 때론 넋두리처럼 인생을 애환을 보여준다. 이 연극은 향토색 짙은 토속 언어를 통해 생명의 근원을 탐구하고 독특한 설화적 세계를 재창조한 박상륭의 중단편 소설집 ‘열명길’에 실려 있는 ‘남도.1’을 각색해 만들어졌다. 이 소설집은 작가가 1970년 캐나다로 이민 가기 전에 집필 해 그 해 문학지를 통해 발표 됐다. ‘남도(南道).1’의 연출자도 박상륭과 이미 인연이 깊다. 지난 2000년 8월 박상륭의 ‘남도.2’를 각색, 연출해 평단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던 박정석이다. 이외수의 ‘들개’, 김영하의 ‘크리스마스 캐롤’, 아사다 지로의 ‘나락’, 장 필립 뚜생의 ‘욕조’ 등 문학작품을 무대 공연으로 꾸준히 작업해 온 젊은 연출가 박정석의 ‘남도’ 연작물이다. 남도 특유의 생생한 사투리가 선율에 실려 노랫말처럼 리드미컬하게 구현되는 무대는 ‘연극계의 워낭소리’라 할 만큼 구수하다. 남몰래 서로 해바라기하며 살아 왔던 이들은 때로는 조심스럽게 때로는 거칠 것 없이 바닷냄새 가득한 말들을 내뱉는다. 회한 가득히 넋두리를 늘어놓다가도 울었다, 웃었다 영감님의 혼을 쏙 빼놓는 덕산댁의 대사는 눈물겹도록 정겹다. 이들의 말들, 이들의 노래는 잊거나 잃어버린 고향의 그리움, 어머니 뱃속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