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내쫓은 꼴일까. 아직 계약도 하지 않은 산드로 히로시의 등장에 이상호가 위기의식을 드러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상호는 15일 저녁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2009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전반 21분 균형을 깨는 결승골을 터트려 수원 삼성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4월 12일 부산과 홈경기에서 득점을 신고한 뒤 3달여 만에 활약이다. 당시 차범근과 가진 면담이 득점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한 이상호에게 이번 득점은 어떤 변수가 있었는지 물어볼 수 없는 노릇이었고 이상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자신의 대답으로 좌중을 쓰러지게 만들었다. 지난 2006년 전남을 떠나면서 K리그에서 사라졌던 산드로에 긴장했다는 것. 이상호는 "산드로 히로시가 우리 팀에 왔다. 경쟁자라는 생각에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득점에도 큰 영향이 있었다"고 어물쩍 미소를 지었다. 이상호의 만담은 끝이 아니었다. 이상호는 "이상하게 주워 먹는 골이 없었다. 그래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이런 골을 넣으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해 또 한 번 4차원의 면모를 증명했다. 이상호의 독특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하루였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