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단상대 승리 4파전 누가 먼저 달성할까
OSEN 기자
발행 2009.07.17 14: 34

'이제 목표는 전국구다'.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박철순을 비롯한 6명의 투수가 달성한 이후 지난해까지 매 시즌 쉬지 않고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만들 수 있는 기록도 아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여러 투수들이 이 기록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16일 현재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에 가장 근접해 있는 투수는 4명. 히어로즈 이현승(26), KIA 구톰슨(32), 삼성 크루세타(28)와 윤성환(28)이 그들이다. 이들은 전구단 상대 승리에 딱 한 구단씩 남겨둔 상태다. 일정을 살펴보면 크루세타가 가장 빨리 이 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8승으로 팀내 최다승을 거두고 있는 크루세타는 KIA전 승리가 필요하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난 후인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광주 KIA전이 절호의 기회다. 7승을 거두고 있는 윤성환은 한화전이 문제다. 8월 4일부터 6일까지 대구에서 한화를 맞상대로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다음은 이현승이다. 지난 16일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은 이현승 역시 한화만 남겨두고 있다.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이현승은 일찌감치 "전구단상대 승리투수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후반기에도 변함없이 로테이션을 지킬 경우 8월 7일부터 9일까지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구톰슨은 두산전이 관건이다. 팀이 8월 28일부터 30일 사이에 잠실에서 격돌하는 만큼 찬스를 잡을지 궁금하다. 각 구단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조금씩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의 대부분 올스타전에 등판하는 투수를 고려해 후반기 팀 운용을 짠다. 여기에 날씨 등의 변수가 있고 기록을 위해 일부러 등판 일정을 배려하는 시점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구단 상대 승리 기록은 더욱 운이 따라야 한다. 이들 4명이 아닌 후발 주자들이 먼저 이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 시즌 16승을 거두며 특급 투수로 떠올랐던 김광현(21)을 봐도 알 수 있다. 김광현은 작년 한화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한 번 등판해 7⅓이닝 1실점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광현은 올해 역시 11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삼성과 한화를 상대로는 아직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전구단 상대 승리는 투수들에게 '전국구 에이스'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바로미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뿐만 아니라 각 구단 선수 및 팬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어 인기에도 도움이 된다. 팀 동료들에게는 어떤 상대와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을 수 있는 효과까지 줄 수 있다. 연패를 끊는 에이스 조건에 부합한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등판해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리그 톱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구단 상대 승리는 작년 채병룡(SK), 랜들(두산), 장원준(롯데), 장원삼(히어로즈) 4명이 달성한 것을 포함 총 181번 있었다. 삼성 김시진이 1983년부터 1987년까지 5시즌 연속 이 기록을 달성했고 해태 선동렬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시즌 연속 이 기록을 놓치지 않았다. 이외에도 최동원, 윤학길, 정민태, 정민철, 송진우 등 쟁쟁한 이름이 포함돼 있다. 사실 이 기록은 먼저 달성해야 할 성질이 아니라 기록 자체에 의미가 있을 뿐이다. 경쟁 기록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수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좌표가 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letmeout@osen.co.kr 이현승-윤성환-크루세타-구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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