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두산의 ‘육성형 용병’ 후안 세데뇨(26)가 경쟁자인 지승민(31)의 영입에도 여전히 싱글벙글이다. 지난 17일 잠실구장. 삼성에서 이적한 뒤 두산 유니폼을 처음 입은 지승민이 1루 쪽 불펜에서 공을 던지고 있었다. 윤석환 코치와 강인권 코치가 집중 지도에 나섰다. 그리고 그 광경을 후안 세데뇨와 김광림 코치가 바라보고 있었다. 세데뇨가 “나이스 피칭”을 외치며 관심을 보이자 윤 코치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윤 코치는 지승민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세데뇨를 쳐다보며 목에 손을 긋는 시늉을 했다. ‘좌완투수 지승민을 영입했으니, 너는 이제 잘렸어’ 라는 농담이었다. 어리둥절해 하는 세데뇨를 향해 윤 코치는 “고 홈” 이라는 짧고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세데뇨가 도미니카로 가라는 말인지 김 코치에게 묻자 김 코치도 동의했다. 그러자 세데뇨는 문제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연봉을 못 받아도 되느냐는 김 코치의 물음에도 세데뇨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세데뇨 자신도 ‘육성형 용병’ 임을 아는지, 팀에서 자신을 쉽게 방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아는 모양이었다. 지승민을 경쟁자로 생각할 겨를도 없는 것이다. 이번에는 세데뇨가 윤 코치에게 장난을 걸었다. 윤 코치의 나이를 김 코치에게 묻자, 김 코치는 “나와 같은 49살” 이라고 알려줬다. 그러자 세데뇨는 59살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다. 잠시 후, 윤 코치가 다가오자 김 코치는 “얘가 59살로 보인다더라” 며 그대로 전했다. 그랬더니 윤 코치는 “이런 짜파게티야” 라며 세데뇨에게 폭력(?)을 가했다. 세데뇨의 농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상대팀 선수마저 편안하게 생각한 나머지 히어로즈 황재균에게 “외국인 선수 아니냐” 며 인사를 건넨 것이다. 덕분에 동갑내기인 강정호로부터 ‘인도 용병’ 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황재균이었다. 이처럼 세데뇨에게는 ‘특별한 매력’ 이 있다. 일부 외국인 선수는 팀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겉도는 경우도 있지만, 세데뇨처럼 팀의 일원이 되고자하는 노력은 모두를 웃음 짓게 만든다. 좀처럼 표정의 변화가 없는 윤 코치에게 미소를 선사한 세데뇨 덕분에 두산 덕아웃도 한층 훈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