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현상인가. 판도변화의 예고인가. 3~5위 KIA-롯데-삼성 세 팀이 7월 들어 무서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프로야구 순위가 요동칠 기미를 보이고 있다. 3위 KIA는 7월에 치른 10경기에서 6승(4패)을 거뒀다. 시즌 44승 35패 4무로 5할3푼의 승률을 기록하며 2위 두산을 바짝 위협하고 있다. 지난 4월 4연패가 시즌 최다연패일 정도로 기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2위 팀방어율(3.88)에 최하위 팀타율(.259)인 KIA지만 7월 한 달 동안은 정반대 행보다. 2할9푼4리로 팀타율 2위지만 팀방어율이 5.42로 6위다. 오히려 마운드의 불안을 타선이 막아주고 있는 셈이다.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가 많아 10경기 중 6경기에 두 외국인 투수 구톰슨과 로페즈를 투입할 수 있었다. 4위 롯데는 6월 초반 한 때 승수와 패수가 '-13'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6연승에 이어 두 번의 4연승을 거친 롯데는 지난 14일 사직 한화전에서 극적인 5할 승률에 성공했다. 7월 들어 치른 13경기 중 10승 3패를 기록했다. 이 10승 중 2승은 송승준이 거둔 완봉승이다. 무엇보다 마운드와 타선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 팀방어율 4위(4.61), 팀타율 6위(.274)의 시즌 성적을 기록 중인 롯데지만 이번 달에는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2.82의 팀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4홀드 5세이브가 포함돼 있어 중간투수들도 탄탄하다. 게다가 중심타선이 무섭게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조성환-이대호-홍성흔-가르시아는 최근 6경기에서 88타수 36안타로 4할9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5홈런과 21타점을 합작해 강한 응집력을 보였다. 특히 롯데는 이 달 들어 SK를 3승 1패로 누르며 순위변동에 돌풍의 핵이 되고 있다. 다음 주에는 두산, 올스타 브레이크가 지난 후에는 KIA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프로야구 판도에 실마리를 쥐고 있다. 5위 삼성도 무서운 저력을 발휘 중이다. 9승 3패가 7월 성적표다. 6연승으로 5할 승률에 성공하더니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선발이 무너진 가운데 '허리'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8홀드에 6세이브라는 불펜진의 성적표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3할1푼1리의 팀타율이 겁날 정도다. 한화(2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8개의 홈런을 때렸고 12경기에서 80득점을 기록 중이다. 팀OPS가 9할1푼7리로 1위다. 채태인(.424) 양준혁(.385) 박한이(.364) 조동찬(.361) 4명이 중심이 되고 최형우와 강봉규는 5개씩의 홈런을 퍼부었다. 상대적으로 SK와 두산의 부진도 이들의 상승세를 부추기도 있다. SK가 4승 8패에 불과했고 두산도 4승(7패)에 그치고 있다. 7월 SK는 팀방어율이 3.84로 롯데에 이은 2위지만 팀타율이 2할7푼7리로 4위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득점권 타율이다. 그나마 좋아진 것이 1할9푼3리다. 장타율(.248)과 출루율(.304) 모두 꼴찌다. 중심타선에 배치된 이호준은 7월 득점권 타율이 '0'다. 두산의 7월 팀방어율(6.36)과 팀타율(.264)이 동시에 7위로 하강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최근 삼성과 성사시킨 트레이드가 어떤 효력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KIA, 롯데, 삼성의 상승세가 결국 SK와 두산의 양강체계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만큼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판도변화가 있을지 2009 프로야구가 점점 흥미를 더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위로부터 KIA-롯데-삼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