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는 슬럼프가 없다'는 야구계의 속설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조동찬(26)이 19일 대구 LG전에서 재치 넘치는 베이스 러닝을 선보이며 승리를 견인했다. 3루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조동찬은 두 차례 2루 베이스를 훔쳐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1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조동찬은 박한이 타석 때 2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그러나 LG 포수 조인성의 악송구가 겹쳐 3루까지 내달렸다. 무사 3루 득점 찬스를 마련한 조동찬은 강봉규의 내야 땅볼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2-1로 앞선 3회 선두 타자 손주인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조동찬은 볼넷을 골라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어 박한이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박한이의 좌중간 안타로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6회까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조동찬은 8회 천금같은 결승타를 터트렸다. 볼넷 3개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네 번째 투수 이재영을 상대로 2루수 쪽 내야 안타를 만들어 3루 주자 김상수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18일까지 14도루를 기록한 조동찬은 이날 경기에서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팀내 도루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동안 빠른 발을 가졌으나 선구안이 부족해 출루율이 낮았던 조동찬은 18일 현재 타율 2할7푼4리(157타수 43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한대화 수석 코치는 "조동찬이 2군에 다녀온 뒤 중심이동이 나아졌다.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나쁜 공에 손대지 않으면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던지게 돼 있다. 스트라이크를 못 치면 투수를 도와주는 격이 된다. 볼 카운트를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타율이 향상돼 뛸 수 있는 기회도 자연스레 늘어난 셈. 또한 선동렬 감독이 올 시즌 전 선수의 그린라이트(자유롭게 도루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조동찬이 마음 놓고 뛸 수 있게 됐다. 조동찬의 올 시즌 목표는 30도루 달성. 이날 2개의 도루를 보태 목표의 절반을 달성한 조동찬은 30도루 고지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