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룸바 없는 히어로즈 타선, '그래도 우리는 강하다'
OSEN 기자
발행 2009.07.22 09: 15

[OSEN=박종규 객원기자] 클리프 브룸바(35)가 빠진 히어로즈의 타선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히어로즈 타선에서 브룸바가 차지하는 비중은 타자 한 명 이상으로 크다. 만약 브룸바가 빠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21일 목동 삼성전에서 브룸바 없이 경기를 치른 히어로즈는 비록 패했지만 결코 침묵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시진 감독은 “오늘(21일) 브룸바가 허리 근육통 때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고 말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도 “휴식 차원에서 경기장에도 나오지 않았다” 고 설명했다. 브룸바의 선발 제외는 올시즌 두 번째였고, 결장은 처음이었다. 그 외에는 모두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었다. 이에 따라 히어로즈 타선에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황재균-강정호-이택근-덕 클락 순으로 상위 타선이 짜여진 것. 이들 중 황재균은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1번 타자를 잠시 맡았었고, 이택근은 붙박이 3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어 낯설지는 않았다. 반면, 강정호는 올시즌 개막전에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후 두 번째로 2번 타순에 배치됐다. 클락의 4번 타자 출장은 올시즌 처음이었다. 이 두 선수의 활약이 히어로즈 공격을 풀어나가는 길목이 될 가능성이 컸다. 김 감독은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브룸바가 히어로즈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설명한 바 있었다. “요즘 브룸바가 부진한데, 타순을 바꾸지는 않을 생각이다” 라고 단언한 김 감독은 브룸바가 4번 타자 자리를 비울 경우를 가정했다. “브룸바가 아프면 몰라도 타순에 변화를 주면 안 된다. 4번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앞뒤가 다 무너진다” 고 말한 김 감독은 “브룸바를 이동시키면 타순을 전체적으로 다 손대야 한다” 고 덧붙였다. 21일 경기에서는 브룸바의 허리 근육통이라는 변수가 생겨 타선 수정이 불가피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 타선은 초반 침묵을 깨고 막판 맹추격으로 저력을 발휘했다. 5회까지 히어로즈의 1~4번 타순에서 나온 안타는 1개(1회 첫 타자 황재균)에 불과했다. 그런데 6회에는 1사 후 강정호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고, 이택근이 3루수 실책으로 살아나가 1,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클락은 좌전 안타로 강정호를 불러들였다. 뒤이어 송지만의 3점포까지 터져 삼성을 5-6까지 추격하게 됐다. 7회에는 교체 출장한 1번 타자 김민우가 1사 2루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터뜨렸고, 이영욱의 실책이 이어지며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초반 0-5의 열세를 딛고 6-6으로 따라붙은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6-8의 패배였지만, 브룸바의 공백을 클락의 적시타와 송지만의 홈런으로 메우는 과정에 의미가 있었다. 지난 2일 목동 두산전에서도 히어로즈 타선은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당시 장염 증세로 브룸바가 선발에서 제외됐음에도 불구하고 막판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당시 1-2로 뒤지던 9회말에 황재균이 동점타를, 클락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사실 브룸바의 복귀는 곧 이뤄질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김 감독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 타선이 침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7월 들어 무홈런으로 부진한 브룸바가 다시 살아날 경우, 포스트시즌 진출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히어로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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