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전보다 구위는 괜찮았다". 차라리 팀이 육성 중인 유망주였더라면 가능성에 훨씬 높은 점수를 주었을 것이다. 두산 베어스가 만 36세의 외국인 좌완 크리스 니코스키의 투구로 인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니코스키는 지난 21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총 83개(스트라이크 45개, 볼 38개)의 공을 던지며 5⅔이닝 5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4개) 4실점하며 시즌 4패 째를 떠안았다. 니코스키의 올 시즌 성적은 4패 평균 자책점 7.63(22일 현재)이다. 공식 최고 구속은 145km였으며 투심 또한 145km를 스피드건에 찍으며 구위 면에서는 큰 무리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볼이 너무 많았다는 점. 니코스키는 1회초 7개의 볼을 연달아 던지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2회까지는 수비진이 타구를 잘 처리한 덕분에 실점 없이 마쳤으나 운은 두 번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특히 스리쿼터로 던질 때 그의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존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날아갔다. 이날 경기서 니코스키는 25번 타자를 상대하면서 12번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기록했고 이 중 루킹 스트라이크는 3번에 불과했다. 구위는 좋았지만 코너워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대번에 알려주는 투구였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니코스키를 5회 이상 투구하게 한 데 대해 "저번 등판 때보다 구위가 더 나아졌다. 오늘(21일)은 롯데 타자들이 잘 친 경기"라고 밝혔다. 최근 5이닝을 넘기는 선발 투수를 보기 힘들어진 두산 투수진서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준 롯데 타선을 상대로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며 제 구위를 보여줬다는 데에 의의를 둔 감독의 멘트였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최근 롯데 타자들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몸쪽에 확실하게 꽉 차는 공을 제구하지 않으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라며 신중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30대 후반의 외국인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제구 불안으로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는 점. 이는 분명 두산에 '씁쓸하게' 다가왔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