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임요환-홍진호의 대결 '임진록'이 기대되는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9.07.23 09: 57

e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매치라고 하면 '임진록'을 빼놓을 수 없다. '임요환이 세다, 홍진호가 강하다'라며 호사가들의 입방아를 자극하는데는 최고의 소제였다. 임요환(29, SK텔레콤)과 홍진호(27, 공군), 저마다 사연을 만들었던 매치로는 최고였던 그들이 다시 만난다. 바로 오는 24일 서울 세텍전시관서 열리는 'e스타즈 서울 2009' 스타크래프트 헤리티지 무대.
전성기를 비슷하게 보낸 선수들이라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지만 임요환의 정교한 컨트롤과 홍진호의 미칠듯이 들이닥치는 공격은 단연 일품이었고,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의 트렌드를 좌우했다고 해도 허언이 아니다.
둘의 맞대결인 '임진록'은 비공식전을 포함해 임요환이 33승 28패 승률 54.1%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마지막 대결은 지난 2007년 9월 8일 프로리그 2007 올스타전 2세트. 당시 임요환과 홍진호는 촌철살인의 명대사를 남기며 축제의 현장인 올스타전 분위기를 한껏 돋우웠다.
홍진호가 '폭풍'이라는 애칭답게 저글링-럴커로 임요환의 앞마당을 공략하며 승기를 잡았지만, 임요환은 쉽게 당하지 않고 침착하게 방어에 임했다. 임요환은 사이언스 베슬을 갖추자 바카닉 병력으로 순식간에 홍진호의 앞마당으로 쐐도, 홍진호의 앞마당과 본진을 제압하고 61번째 '임진록'의 승리를 쟁취했었다.
그에 앞서 임요환이 공군 입대 직전 치러졌던 제1회 슈퍼파이트 e스포츠 대회는 두 사람 모두에게 최고의 대결이었다. 당시 임요환이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 때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은 임요환과 홍진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으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서울에서 치러진 행사로는 관중 1만명 이상을 동원한 마지막 대회였던 것.
그 이후로도 서울서 많은 e스포츠 대회 결승전이 치러졌지만 60번째 '임진록'이 열렸던 만큼 관중을 모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심지어 어떤 결승전은 500명의 관중이 자리를 지키며 현장에 모인 팬들과 관계자들의 입맛을 씁쓸하게 했다.
팬들은 e스포츠의 현재를 만든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모로 가도 경기만 치르면 된다'는 마인드도 나쁠 건 없지만 팬들이 몰려 신명나는 경기를 만들지 못한 아쉬움은 너무나 크다고 할 수 있다.
e스포츠는 지난 2005년 광안리 결승전 12만 관중을 기점으로 점차 관중이 줄어들고 있다. 물론 이전 집계의 허수를 들수도 있지만 탄력이 떨어진것을 인정 안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끝난 건 아니다. e스포츠판이 살아나고 팬들의 사랑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임진록'과 같은 명경기가 많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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