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올스타]올스타 사령탑 8인8색, 얼굴 기상도
OSEN 기자
발행 2009.07.25 19: 46

"잘릴 때가 가장 기억에 남지". 2009 올스타 이스턴리그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SK 감독이 섬뜩한 기억을 더듬었다. 한때 프로야구판의 여름공포로 불리운 감독의 올스타 괴담이다. 25일 올스타전이 열린 광주구장을 찾은 김 감독은 "올스타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거? 그야 (목에 손날을 대며)잘릴 때였지"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1999년 쌍방울 감독시절 구단과 불화끝에 올스타전 기간중 경질됐다. 수원구장에 나와 보여준 낙심한 얼굴표정은 두고두고 이야기거리가 됐다. 아무리 미워도 올스타전 이전 혹은 이후에 발표하는 예우를 받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옷을 벗었고 쌍방울은 해체의 길로 들어섰다. 이처럼 올스타를 전후한 감독경질은 여러차례 있었다. 그래서 이맘때만 되면 성적이 저조한 팀들의 감독들을 놓고 억측과 소문들이 나돌았다. 야구인과 야구팬의 축제가 되는 시기에 살벌한 기운이 감돌았으니 마음이 오죽했을까. 피가 마르고 가슴이 답답했을 것이다. 올해 올스타 괴담은 없어졌다. 그럼에도 광구구장에 모인 8명의 감독에서 각각의 얼굴표정이 묻어났다. 이례적으로 재계약에 합의한 선동렬 삼성은 편안할 수 밖에 없다. 김성근 SK, 김경문 두산감독은 재계약 첫 해인데다 선두권 성적이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그러나 선두 독주에 제동이 걸린 김성근 감독이나 올해 기필코 우승하려는 김경문 감독도 얼핏 수심이 엿보인다. 조범현 KIA 감독의 얼굴도 선감독 못지 않다. 지난 해 6위에 그쳤지만 안정된 3위를 달리고 있고 선두가 코앞에 있다. 잘 만하면 두산과 SK를 잡고 한국시리즈 직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삼성과 롯데와의 치열한 순위경쟁을 버터야 되는 불안감도 도사리고 있다.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싱글벙글. 성적이 좋으니 더욱 좋아보인다.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좀처럼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는지 고민의 자국이 깊어 보인다. 부쩍 짙어진 흰머리가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은 백전노장답게 달관의 표정이다. 힘겨운 행보를 해온 김재박 LG 감독 역시 V4 명장답게 표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난해한 바둑판을 바라보는 얼굴이다. sunny@osen.co.kr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25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벌어졌다. 이스턴 올스타 코칭스태프, 선동렬-로이스터-김경문-김성근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광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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