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채병룡(27)의 전력 이탈이 확실한 가운데 후반기 SK 마운드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SK는 지난 24일 "채병룡은 오른 팔꿈치 내측인대가 손상되고 척골신경 충돌증후군과 후내방 충돌증후군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받았고 "3곳 모두 수술할 경우 최소 1년 동안 재활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채병룡은 "불펜 피칭까지 했는데 아파서 던지지 못하니 어쩌겠나. 아내가 임신 6주인데 행복과 불행이 동시에 오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김성근 SK 감독이 채병룡을 중심으로 한 후반기 구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채병룡이 돌아올지 못돌아올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올스타전 이후에는 마운드를 지금 이대로는 끌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채병룡 없는 구상도 예상했다는 뜻이지만 분명 타격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김 감독은 올스타전에 앞선 지난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재활군과 2군에 있는 대부분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려 직접 피칭을 관찰한 상태다. 아직 구상이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지만 김 감독이 "지금 이대로는 아니다"고 말한 만큼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마무리 글로버(?) 우선 마무리는 정대현의 컨디션 회복이 가장 큰 관건이다. 지난 19일 문학 롯데전에서 자진 강판한 정대현은 오른 어깨와 무릎이 좋지 않아 밸런스가 꾸준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한 명이 아닌 2명 이상이 나서는 집단 마무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홀드왕 정우람이 김 감독으로부터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는 평을 받은 상태다. 전병두와 이승호에게도 마무리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글로버를 마무리로 돌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5경기에서 2승 3패 3.9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글로버는 2연승 후 3연패 하며 썩 좋지 못한 피칭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힘을 분배해야 하는 선발 대신 1~2이닝 정도에 집중할 수 있는 마무리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1회 자책점을 기록한 경우는 지난 21일 문학 한화전이 유일했다. 특히 글로버는 지난 2005년 이후 미국에서는 선발로 뛴 경험이 없으며 2007년에는 2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패전 카도쿠라(?) 중간 불펜진은 다양한 투수들이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김원형, 윤길현, 이승호, 전병두, 정우람, 가득염 등 기존 멤버에 지훈, 윤희상, 여건욱, 이한진, 박현준, 임성헌, 김선규 등이 1.5군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특히 사이드암과 언더스로 중간의 팔 스윙을 하는 지훈은 원포인트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조웅천은 여전히 복귀가 불투명하다. 카도쿠라에게 어떤 보직이 주어질지도 관건이다. 시즌 초반 카도쿠라는 두 경기 연속 호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갈수록 직구구위가 떨어지면서 사실상 선발진에서 탈락한 상태다. 지난 19일 문학 롯데전과 23일 문학 한화전에 잇따라 중간투수로 나왔다. 사실상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에 등판, 선발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던 카도쿠라인 만큼 후반기에는 투입시기가 부담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부진이 이어지면 최악의 경우 2군으로 내려보낼 가능성도 있다. 최근의 피칭이 이어진다면 역대 가장 비싼 패전처리용 외국인 투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카도쿠라는 18경기 중 13경기에서 선발로 나왔고 4승 4패 1홀드 5.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로는 5.09, 중간으로는 9.35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선발 대수술할까 채병룡이라는 카드가 사라짐에 따라 김광현-송은범-채병룡으로 이어지는 원-투-쓰리 펀치는 불가능해졌다. 3~5선발로 뛰던 글로버-카도쿠라-고효준이 계속 선발로 계속 남을지도 관심이다. 글로버는 최근 3연패로 좋지 않다. 큰 변화가 없는 한 계속 선발진에 남을 전망이지만 불펜진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도쿠라는 직구 구위 하락과 함께 자신감까지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고효준은 전병두가 최근 어깨 뭉침을 호소, 선발진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전병두는 지난 23일 문학 한화전에 마무리로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피칭이 힘들다는 사인을 코칭스태프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올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선 고효준은 후반기에도 선발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호의 선발 전환 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SK 후반기 마운드 구상이 점점 흥미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선발을 포함한 전체적인 마운드 구상은 대수술보다 소폭 개선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 23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문학 한화전에서 승리, 선두로 후반기를 맞이하게 된 SK에 불어닥칠 변화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