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 선발 첫 해 에이스로 우뚝 선 히어로즈 이현승(26)이 후반기 첫 경기부터 출격한다. 이현승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선두 SK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풀타임 첫 해 다승 타이틀과 더불어 팀의 4강 진출의 희망을 동시에 내보인다는 각오다. 작년 착실한 선발수업을 쌓은 뒤 올해 시작부터 붙박이 로테이션을 차지한 이현승은 팀내에서 확실한 에이스 입지를 다졌다. 이현승은 장원삼-마일영 원투펀치가 부진을 거듭하는 등 선발진의 붕괴 속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성적도 준수해 11승 6패 3.1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송은범(SK)과 함께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7위에 각각 올라 있다. 게다가 한화전 승리만 챙기면 전구단상대 승리투수로도 우뚝 설 수 있다. 직구의 완급조절과 몸쪽 승부가 뛰어나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아직 임팩트는 크지 않다. 1선발로 출발하지 않은 탓에 상대 에이스와의 맞대결을 피할 수 있었다. 따라서 11승을 거두고도 '팀 에이스'에 불과하다는 인식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이현승에게는 이날 맞대결 상대로 나선 SK 김광현(21)이야말로 전국구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김광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초특급 에이스다. 지난 시즌 2관왕(다승, 탈삼진)으로 MVP에 올랐고 올 시즌에도 12승 2패 2.59의 평균자책점으로 승승장구하며 승률을 포함 3개 부문에서 선두에 올라 있다. 더구나 이현승이 김광현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현승 개인적인 승부욕을 자극하고 있다. 이현승이 김광현과 맞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앞선 두 번의 맞대결에서는 모두 완패했다. 첫 대결은 작년 9월 3일 문학에서였다. 당시 이현승은 6이닝 동안 8피안타 5탈삼진으로 4실점했지만 7⅓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한 김광현에 밀렸다. 팀은 0-8로 완패했고 자신은 시즌 6패의 고비를 마셔야했다. 반면 김광현은 시즌 13승을 가뿐하게 따냈다. 올해는 지난 4월 25일 문학에서 만났다. 3연승을 내달리던 이현승은 5⅓이닝 5피안타 3실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김광현에 밀려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광현은 2승째에 불과했다. 이현승은 나흘 동안 휴식을 취한 타선의 지원만 따른다면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우애를 다질 정도로 친한 후배인 김광현이지만 세 번째마저 승리를 헌납할 수 없다는 각오다. 팀도 후반기 대반격을 위해 자신을 내세웠다는 것을 잘알고 있다. 그런만큼 이현승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5위 두산, KIA, 롯데, 삼성으로부터 맹추격을 당하고 있는 SK의 다급한 심리를 잘 이용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이현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