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스스로 디스크 환자라고 진단을 하고 찾아오는 경우를 많이 보게된다. 컴퓨터 사용의 증가와 이로 인한 잘못된 자세, 편리한 생활용품들의 증가에 따른 운동부족 등으로 성인의 60% 이상이 허리에 크고 작은 통증을 느낀다는 설문조사가 나올 정도이다. 흔히 허리가 아프면 으레 디스크인가하고 더럭 겁을 먹기 쉬운데, 그러나 허리통증만큼 원인과 증상이 다양한 경우도 드물다. 설령 디스크 환자라고 해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 환자 중 일부라는 주장도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척추외과 의사 나켐슨(Nachemson)은 “척추외과 의사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척추 수술이 늘어난다. 그러나 이것이 척추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생활환경이 변하고 그에 따라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척추수술 건수도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연구센터가 2002년 1월~ 2005년 9월까지 척추수술 입원 건수 22만 5229건을 분석한 결과, 2002년 4만 1593건에서 2004년 6만 6933건으로 불과 2년 사이 무려 61%나 늘었다. 척추질환은 MRI(자기공명영상법) 소견만 가지고 판정하면 40대의 40%, 50대의 50%, 70대의 100%가 허리 디스크라고 진단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디스크가 돌출됐다고 해서 모두 신경을 누르는 건 아니다.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허리병은 대부분 비뚤어진 자세와 생활습관의 근본적인 원인을 바로잡는 것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다. 이런 원인은 제쳐두고 무조건 수술대로 달려가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수술을 하지 않고서도 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무조건 수술대로 달려가는 것보다는 전문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질병치료의 첫걸음임을 명심하자.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