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일만의 3위' SK, 분위기 쇄신 효과 언제 나오나
OSEN 기자
발행 2009.07.29 10: 43

SK가 '1-2군 투타 코칭스태프 맞교환'이라는 강한 자구책을 마련하고도 선두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SK는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4월 17일 대전 한화전 이후 102일만에 3위다. 워낙 촘촘하고 치열하게 전개되던 순위경쟁으로 순식간에 선두에서 두 계단이나 추락했다. 이제는 4위 롯데(48승 44패, 승률 0.522)와 5위 삼성(46승 44패, 승률 0.511)에게마저 추격을 당하는 신세가 됐다. 이날 SK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일본인 가토 하지메 코치를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대신 김상진 코치에게 1군 투수들을 맡겼다. 더불어 1군 배터리 코치 역시 박철영 코치 대신 2군에 있던 고정식 코치를 불렀다. 김성근 감독은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 바꿨을 뿐"이라고 간단하게 언급한 후 "불펜을 가토 코치에게 맡겨 분위기를 바꾸려고 한다. (투수들이) 나온 후에야 상태를 아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즌 시작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진을 가토 코치에게 전담시켜 SK의 강점인 뒷문 잠그기를 좀더 강화하려는 방안이다. 앞선 지난 16일에는 1군 타자를 전담했던 일본인 이세 다카오 코치와 김성래 코치를 동시에 2군으로 내려보내는 대신 2군에 있던 쇼다 고조 코치와 김경기 코치를 나란히 올렸다. 이는 시즌 전반에 걸쳐 이어지던 타격 침체 분위기를 바꿔 보기 위한 김성근 감독의 결단으로 알려졌다. 결국 7연패에서 탈출했고 전반기 마지막 두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효과를 발휘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 SK의 '분위기 쇄신책'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사실상 1군과 2군 코칭스태프의 핵심요원을 맞바꿨지만 이렇다할 효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불펜이 버텨주지 못했다. 물론 상대 타자들이 잘한 것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주지 않아야 할 뼈아픈 실점이 패배와 직결됐다. 2-2로 맞선 8회 2사 1, 2루 위기에서 선발 김광현을 구원한 정대현은 9회 첫 타자였던 송지만에게 기습번트를 내줘 위기를 맞았다. 이어 나온 베테랑 김원형이 강정호를 포수 수비 방해로 잡아냈지만 이승호가 이숭용을 볼넷으로 내보내 1, 2루 위기를 맞았다. 결국 김민우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타자들은 찬스에서 해결하지 못했다. 2회(2사 2루) 3회(1사 2루) 6회(1사 1, 2루) 7회(2사 2, 3루) 8회(2사 만루) 등 모두 10개의 잔루를 남겼다. 특히 이호준-박재상-최정으로 구성된 클린업 트리오는 1안타 1득점 2볼넷 1삼진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긍정적으로 보면 0-1로 뒤지던 3회 김강민의 홈런포를 앞세워 동점으로 따라붙었고 6회에는 박정권의 적시타가 터져 다시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승부에서는 패했다. 김 감독은 지난 23일 문학 한화전에 앞서 가진 선수단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앞으로 제대로 경기를 하지 않는 선수는 앞으로 (내 남은 임기인) 2년 반 동안 절대 기용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는 선수들이 스스로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을 따끔하게 지적한 것이었다. 더불어 "연패에 빠지는 동안 선수들의 타격감이 올라오길 기다렸다.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있었다"며 안일해진 김 감독 스스로를 탓하기도 했다. 할 수 있는 노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SK 선수단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헤어나올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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