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의 선 서재응, 소방수로 재기할까
OSEN 기자
발행 2009.07.31 09: 11

과연 스토퍼로 성공할 것인가.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투수 서재응(32)이 선발인생을 잠시 접고 소방수 외도에 나서게 된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주중 사직 롯데전에 앞서 "롯데와의 선발등판(30일)을 마치면 불펜으로 돌아설 것이다. 앞으로 소방수로 기용하겠다. 서재응도 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재응은 30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했으나 3이닝 4실점으로 부진, 강판했다. 올해 10경기에서 2승3패 방어율 5.72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선발투수로 제몫을 못했고 야구인생에서 기로에 서 있다. 때문에 당연히 선발투수로 부진했던 서재응이 과연 마무리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길법도 하다. 조범현 감독은 전반기 막판 서재응을 불펜대기시킨 적이 있었다. 당시는 선발예정이 없는 가용투수들을 모두 대기시킨 일회성 불펜 기용이었다. 조 감독은 혹시 후반기 불펜전환을 위한 테스트적 성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서재응이 막판 2경기에 등판해 각각 1⅔이닝과 1이닝을 1안타만 내주고 막아내자 생각이 달라졌다. 결국 "서재응은 1이닝 정도는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를 갖췄고 수비와 주자견제도 좋고 머리가 좋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며 후반기 불펜카드로 활용할 의사를 밝혔다. 서재응의 소방수 기용은 어쩔 수 없는 카드이다. 한기주가 사실상 1군 복귀가 요원한 상태에서 우완 소방수는 절실하다. 곽정철이나 임준혁에게 맡기기에는 아직은 경험이나 제구력이 부족하다. 잠수함 투수 유동훈이 있지만 연투가 힘들다. 고민끝에 서재응 카드를 집어든 것이다. 조 감독은 말 그대로 서재응이 1이닝 정도는 막을 수 있는 힘이 있고 연투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다. 서재응이 선발때와는 다르게 매투구마다 전력피칭을 하기 때문에 쉽게 공략이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선발보다는 소방수로 성공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러나 서재응은 팔꿈치 문제를 갖고 있다. 연투 때문에 고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직구 스피드가 떨어진 약점도 있다. 정통파 소방수는 150km에 가까운 힘있는 직구를 갖춰야 한다. 힘으로 상대로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타자들의 집중력이 커지는 막판 찬스에서 변화구와 제구력만으로 제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어찌됐는 KIA는 남은 43경기에서 소방수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경기마다 초접전 양상이 펼쳐질 것이다. 선발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마운드를 운영하겠지만 막판 중요한 순간은 어김없이 찾아오게 된다. 소방수가 무너진다면 순위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서재응 자신도 소방수 전업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입단 이래 여러번에 걸친 부상 때문에 제노릇을 못했다. 소방수로 활약한다면 자신을 향한 곱지않는 시선을 바꿀 수 있다. 스스로 "조금 부담이 된다"며 소방수 전업에 긴장감을 표시하고 있다. 서재응의 변신이 자신은 물론 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자못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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