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규리의 악마는 어디로 사라졌나
OSEN 기자
발행 2009.07.31 09: 31

[손남원의 연예산책] 요즘 걸그룹 씨야 멤버였던 남규리의 소속사 복귀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연예계 실력자인 코어콘데츠미디어(이하 코어) 김광수 이사가 방송에서 이를 언급하며 화두로 떠올랐고 연예계의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당사자인 남규리가 입을 다물고 있어 정황 파악은 쉽지 않다. 소속사를 떠난 뒤 자신의 미니 홈피에 "악마와 손잡는게 싫었을 뿐..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돈에 얽히고 얽매이는 인생이 하기 싫었을 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던 그녀는 이후 입을 굳게 닫았다. 불과 넉달 전, 남규리의 무단 이탈 논란이 한창이었고 코어 측이 보도자료와 씨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그녀에게 맹공을 가했던 시기다. 당시 코어측은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이사, 남규리 논란 관련 심경 토로, 관련 보도자료 보내드립니다'라는 제목 아래 '김 이사 연예 매니지먼트 27년 만에 첫 법정 싸움, 인순이부터 다비치까지 50명 이상 매니지먼트 동안 단 한 번도 연예인과 이견 차이 보인 적 없다'는 메일을 언론에 뿌렸다. 자료 내용에는 김 이사의 자세한 심경 고백도 들어있다. 일부를 발췌하면 “수많은 연예인과 함께 일해 왔지만 한번도 함께 일했던 연예인과 법적 소송 따위에 휘말린 적은 없었으며, 특히 금전적인 문제로 이견 차이를 보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남규리와의 이번 논란은 나로서도 처음 겪는 일이라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또 남규리가 미니홈피를 통해 공개한 글에 대해서도 “남규리가 나와의 마지막 대화를 언급했다고 들었다. 마지막 만남에서 남규리는 정도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해 왔고, 이에 ‘너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하고 헤어졌다”며 “남규리와의 소송은 이제 긴 터널의 시작일 뿐이다. 그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랬던 김 이사가 29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진행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규리의 복귀 가능성을 알렸다. MC들이 '최고의 제작자'로 소개한 그는 남규리와의 갈등에 대해 "잘 해결됐다. 복귀할 것 같다"는 내용으로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날 방송은 코어 소속의 신인 걸그룹 홍보에 앞장섰다는 시청자 비난을 받는 와중에 남규리 문제까지 단숨에 수습하려는 무모한 도전(?)까지 시도했던 셈이다. 남규리는 씨야 출신으로 공포영화 '고사'의 흥행 성공과 더불어 스타덤에 올랐을 때 돌연 소속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하며 '악마와 손잡기 싫었다'는 말을 남겼다. 많은 팬들은 그같은 발언의 배경에 의문부호를 찍을 수밖에 없었고 거대 기획사와 연예계 실력자에게 맞서는 듯한 그녀에게 동정표를 던졌다. 김 이사의 파워는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개봉을 전후해 주간지 '시네21'과 인터뷰한 내용에서 그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원태연 시인의 감독 데뷔작인 멜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권상우 이범수 이보영 등 톱스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고 김 이사가 '고사'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한 영화다. 긴 인터뷰 가운데 질문과 답변 하나 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질문 - '권상우와 원태연 감독이 에 이어서 출연할 수 있었다는 건 김광수란 사람의 영향력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홍보 이벤트에 수많은 연예인들을 불러올 수 있는 것도 그럴 테고' 답변 - 사실 처음에는 원태연만 부탁했다. 그런데 권상우는 정말 뜨거운 감자 아닌가. 어떤 돌발멘트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예능PD들이 제일 좋아한다. 담당PD가 권상우를 에 나오게 해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그래서 그럼 원태연을 해달라고 했다. 무비콘서트는 웬만한 가수 매니저들의 20, 30%가 내 밑에서 로드매니저를 거쳐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건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연예인의 인기 예능 프로 출연을 좌지우지하는 배후 교섭력을 자인하는 내용이다. '라디오 스타'의 이날 방송 내용에 시청자 비난이 쏟아진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인터뷰였다. 그런 김 이사를 떠나려 했던 남규리가 아무런 해명없이 조용히 코어로 복귀한다면 공인으로서 팬들에게 이만저만한 실례가 아니다. 그건 김 이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연예계 실력자로서의 파워 만큼 팬들과 제대로 소통해야 할 책임도 따르기 때문에. [OSEN 엔터테인먼트팀 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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