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 가요계 음원, 음반 차트를 석권하며 두각을 보이는가 하면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고정 멤버로 뿐만 아니라 게스트로도 활약한다. 게다가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연기자로서도 이름을 알리며 경계나 한계없이 활동 분야를 넓히고 있다. 아이돌이 장악한 TV 예능, 드라마를 망라하고 아이돌이 출연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보기 힘들다. MBC ‘스친소 서바이벌’, ‘일요일 일요일 밤에’, KBS 2TV ‘스타골든벨’, SBS ‘스타킹’ 등 주요 예능에서 2PM, 2AM, 슈퍼주니어, 샤이니, 소녀시대 등 아이돌 그룹이 활약하고 있다. 게스트가 출연하는 각종 토크쇼에 아이돌 멤버가 포진하고 있으며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 등 음악 프로그램의 MC, 라디오 DJ 등으로도 활약 중이다. 케이블 TV에서는 아이돌 그룹을 주인공으로 한 많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제작 방송되고 있다. 동방신기 유노윤호는 MBC ‘맨땅에 헤딩’에 주인공으로 발탁됐고 영웅재중은 텔레시네마 ‘천국의 우편배달부’로 배우 데뷔한다. 또 다른 텔레시네마 ‘19’에는 빅뱅의 TOP과 승리가 출연한다. TOP는 ‘아이엠샘’ ‘아이리스’ 등에 캐스팅됐다. 승리 역시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71’과 뮤지컬 ‘소나기’ 등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 바 있다. ‘소녀시대’ 윤아는 ‘너는 내 운명’, ‘신데렐라맨’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곱지 않은 시선 이처럼 아이돌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다. 개그맨이 다수 소속돼 있는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사실 개그맨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혹은 MC로 투입되는 게 쉽지 않다. 아이돌 중에는 예능을 하고 싶지 않아도 소속사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연하는 이들도 많다. 개그맨들에 비해 웃기지도 않고 열의도 없지만 쉽게 자리를 꿰찬다”고 토로했다. 연기자들의 불만도 많다.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인기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단박에 주연으로 캐스팅된다. 물론 투자, 시청률 등 부수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하지만 단역이라도 따내기 위해 수십, 수백번의 오디션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끼는데 너무 쉽게 캐스팅되는 사람들을 보면 허무하다”고 호소했다. 이유있는 항변 하지만 제작진과 아이돌 소속 관계자들도 이런 의견에 대해 할 말은 있다. 한 인기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요즘 연습생들은 춤, 노래는 기본이고 연기도 하드트레이닝을 받는다. 때문에 오랜 연습생을 거쳐 데뷔한 아이돌 중에는 웬만한 신인 배우보다 준비가 많이 된 케이스도 많다. 또 가수 활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일단 실력이 없다면 기회가 주어져도 결국 도태되기 마련이다. 실력이 없다면 결국 시청자들도 외면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예능 제작진은 “프로그램이 힘들고 어려울 때 가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 연기자들은 홍보할 게 있을 때나 출연한다”고 말했다. 또 시청률 등을 생각하면 충성심 높은 팬층을 두텁게 확보하고 있는 아이돌 가수의 출연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