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30대 투수이지 않은가. 더 착실하게 체력 관리를 해야한다". 후반기 첫 등판서 쾌투를 선보이며 '후반기 사나이'의 명성을 입증한 김선우(32. 두산 베어스)가 "팀이 4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하는 만큼 더욱 체력 관리에 힘써야 한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7승 7패 평균 자책점 4.89(31일 현재)를 기록 중인 김선우는 지난 7월 30일 대전 한화 전에 선발로 나서 5⅔이닝 3피안타(탈삼진 5개) 1실점으로 시즌 7승 째를 거뒀다. 지난 시즌 6승을 뛰어넘는 기록으로 미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후반기에 강했던 김선우에게는 더욱 고무적인 경기였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블 A 프레스노서 활약했던 김선우는 후반기 10경기서 65이닝 6승 2패 평균 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 시즌에도 그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3승 2패 평균 자책점 2.49로 쾌투를 보여줬다. 특히 홈 플레이트 근처서 역회전되며 포수 미트에 꽂힌 그의 '테일링 패스트볼'은 타자가 쉽게 공략하기 힘든 구질이었다. 김선우는 "페드로 마르티네스(38. 필라델피아)의 직구를 보는 것 같았다"라는 이야기를 건네자 "아이 왜 그래"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역회전이 심한 공은 결국 오른손 타자 몸쪽 코스를 공략할 때 어려움을 가져다 준다. 과거 다니엘 리오스가 그러했듯 제구가 확실히 되지 않아 몸에 맞는 공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 "코너워크 제구가 어려워서 몸쪽 공이 필요한 순간에는 던지기가 어렵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 바깥쪽이나 차라리 가운데로 꽂아 넣어도 되겠지만 몰리는 실투가 되면 역효과만 가득하다". 두산은 타 팀과 달리 선발 요원이 많지 않아 올 시즌 개막서부터 '4인 로테이션'을 꺼내 든 팀이다. 코칭스태프 또한 이를 감안해 선발 요원들의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갈 경우 강판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계투진이 믿음직한 이유도 있으나 그 다음 등판을 감안했을 때 일찍 내려보내는 것이 더 낫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우리 나이 서른 셋의 김선우. 나이에 비해 묵직한 볼 끝을 자랑하는 그였지만 아무래도 젊은 투수들에 비하면 체력적인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선우인만큼 그는 등판 다음날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스트레칭에 집중했다. "나이도 있고, 지금까지 힘을 앞세운 투구를 하는 스타일이라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하다. 경기 당 많이 던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여름인 만큼 다음, 그 다음 경기를 위해 체력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내게 꼭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 '개막 선발'이라는 책임감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후반기를 맞아 스파이크 끈을 질끈 동여맨 김선우. 후반기 시작과 함께 치열한 선두 경쟁을 전개 중인 두산에 김선우가 확실한 '에이스'로 우뚝 설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