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일)는 이용찬을 쓰지 않고 싶었는데 다행히 점수가 났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첫 풀타임 시즌서 제 몫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마무리 이용찬(20)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2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전날 5-1 승리를 되돌아 보던 도중 "사실 어제는 (이)용찬이를 쓰고 싶지 않았다. 불펜에서 대기하도록 지시했지만"이라고 밝혔다. 당시 경기서 두산은 4-0으로 앞서던 도중 8회초 박재홍(36)이 친 중전 안타에 1-4로 쫓겼다. 이용찬의 세이브 상황이 나올 법 했고 이미 이용찬은 8회초서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던 터. 그러나 두산은 8회말 임재철의 1타점 좌전 안타로 4점 차를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이용찬 또한 불펜에서 덕아웃으로 물러났고 고창성(25)이 경기를 끝까지 매조졌다. 가뜩이나 이용찬을 둘러싸고 "아웃 카운트 하나 막는 마무리"라는 악평이 있었기에 그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김 감독은 "쓰지 않아야 할 때는 확실하게 쉬게 하고 싶다. 어제는 용찬이가 나오지 않았으면 했던 경기였다"라며 이용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용찬은 입단 이후 김 감독이 항상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걸던 유망주였다. 지난 시즌 이용찬의 어깨 부상 시에도 김 감독은 "싸움닭 기질을 갖춘 용찬이가 있었더라면"이라는 아쉬움 섞인 한 마디를 내뱉고는 했다. "투수들은 아프기 전에 징후가 나와도 계속 괜찮다고 한다. 마운드에 올라 공을 뺏을 때도 '괜찮다, 아프지 않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2~3일 후에는 통증이 올라와 팀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 많다". 장충고 졸업 후 임태훈(21)과 함께 두산의 1차 우선 지명으로 입단한 이용찬은 첫 해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데 이어 지난 시즌 호투를 보여주다가 어깨 부상으로 전열서 이탈한 바 있다. 당시 이용찬은 팔꿈치를 의식해 어깨를 과사용하다가 탈이 났다. 김 감독은 이용찬에 대해 "경기 전 상황을 지켜보며 다시 부상 당하는 악영향이 없도록 하고자 노력 중이다. 경기 양상도 초반부터 난타당하지 않는 한 용찬이를 준비시키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의 이야기에는 어린 나이에도 거침없이 묵직한 직구를 꽂아 넣는 담력 좋은 마무리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farinelli@osen.co.kr 이용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