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함의 여드름이야기] (13)여드름, 점이 된다?
OSEN 기자
발행 2009.08.03 10: 30

의외로 많은 사람이 여드름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믿고 따른다. ‘여드름은 그대로 두어야 빨리 사라진다’거나 ‘여드름은 생기는 즉시 짜야 한다’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잘못된 상식은 여드름의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더욱 악화시키는 주원인으로 대부분의 환자를 더 큰 고민에 빠지게 한다.
여드름에 대한 잘못된 상식은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고 다양하다. 그 중 여드름을 안 짜면, 혹은 잘 못 짜면 점이 생긴다는 속설을 많은 사람들이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 혹시 점이 될까봐 집에서 손으로 마구 짜서 결국 흉터를 만드는 사람도 간혹 보게 된다.
점은 선천적으로 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후천적으로 생긴다. 점이 많이 나는 시기가 20대, 30대이고 이 시기가 여드름이 많이 나는 시기와 겹치다 보니 여드름이 점으로 변한다는 속설이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여드름과 점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보통 여드름은 하얀 면포로 있다가 붉어지고, 곪았다가 터지면서 가라앉는 경과를 보인다. 이런 과정을 전부 거친 여드름은 치료를 하든 안하든 붉은 자국이 남고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하얀 면포로 있을 때 잘 짜면 붉은 자국도 덜 생기고 흉터가 남을 확률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않을 바에야 여드름은 차라리 신경을 끄고 모르는 척 내버려두는 것이 오히려 낫다. 집에서 무리하게 짜서 흉터를 남기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것을 기다리는 쪽이 오히려 흉터를 덜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여드름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아무 연고나 바르는 사람들도 많다. 연고를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 연고제에는 여러 가지 유효성분이 있는데, 크게 분류하면 무좀균(곰팡이)을 죽일 수 있는 항진균제, 헤르페스 같은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 박테리아(세균)를 죽일 수 있는 항생제, 알레르기나 화장독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제로 나뉜다.
이같은 다양한 성분의 연고제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된다거나 증세가 이상한 양상을 띠게 되어 병원을 찾아가도 진단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스테로이드제의 경우 여드름에 바르면 처음에는 가라앉고 얼굴색도 좋아져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며 1~2년 씩 장기간 바르는 분들도 있다. 이럴 경우 혈관이 확장된다던지, 피부 위축이 오게 되어 미용상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약이 습관이 되면 중단하는 것이 무척 어렵게 된다.
만일 여드름이 났는데 병원에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무 약이나 사용하거나 손으로 짜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나을 수 있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이은경 분당이지함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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