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 이원석, 넉살 좋은 '필수 요소'
OSEN 기자
발행 2009.08.04 09: 16

"왜 '영계 백숙'을 택했냐구요. 제가 '영계'잖아요". 새 팀에 확실히 적응되었는지 이제는 넉살 좋게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빙수'같은 남자에서 '영계'로 재탄생한 이원석(23. 두산 베어스)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서서히 자리매김 중이다. 잠실 두산 홈 경기서 이원석이 타석에 들어설 때는 항상 "영계 백숙, 오오오오~"가 울려 퍼진다. 후렴구 중독성이 대단한 등장 음악에 관중들 또한 일단 웃고 나서 이원석의 타격을 지켜본다. "재미있지 않나요.(웃음) 일단 제가 우리 팀 '영계' 중 한 명이니까요. 게다가 즐겁게 야구장에 오신 팬 여러분들이 웃음 한 번 '빵' 터뜨리시면 그것도 좋잖아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홍성흔(32. 롯데)의 프리에이전트(FA) 보상 선수로 이적했을 때 주눅든 인상을 보여주던 그가 아니었다. 이제는 밝게 웃으면서 '우윳빛깔 이원석'이라는 팬들의 연호에 "초코우유겠죠, 초코우유"라며 짐짓 여유 있는 표정을 지을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이원석은 현재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84경기 2할7푼2리(3일 현재) 7홈런 30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훌쩍 넘겼다. '맞추는 능력은 있으나 힘을 모으지 못한다'라는 롯데 시절 평과는 달리 가끔 알토란 같은 홈런도 때려내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그에 대해 이원석은 "롯데 시절에는 그저 공에 반응하는 타자였다면 지금은 내 스트라이크 존을 잡아 놓고 거기에 들어오는 공을 때려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홈런 갯수가 예년에 비해 늘어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원래 이원석은 광주 동성고 시절부터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생애 첫 1루 수비 또한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가끔 1루 방면으로 바운드가 큰 타구가 나왔을 때 공에 함께 달려들어 제 자리를 비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료들의 송구를 받는 모습은 무리가 없다. 1루를 처음 맡았을 때 "땅이 기울어진 것 같았다"라며 생경한 표정을 짓던 그의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다. 김경문 감독은 이원석을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지명했을 당시 "유연한 폼으로 송구를 이어간다. 2루-유격수-3루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유망주라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오재원(24), 최준석(26)의 잇단 부상으로 생긴 1루 공백을 무리 없이 막아내는 이원석의 활약에 김 감독은 더욱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밝은 표정으로 새 팀에 완벽하게 적응한 동시에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팬들의 웃음을 절로 자아내고 있는 이원석. 그가 최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산에 추진력을 불어 넣는 '영계 백숙'이 될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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