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1 vs 화승 오즈, 광안리의 주인은?
OSEN 기자
발행 2009.08.04 09: 18

"광안리 챔피언은 이제까지 두 팀 밖에 없었습니다". 역대 광안리 해수욕장 밤바다를 뜨겁게 달구었던 주인공은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의 말과는 달리 세 팀 이었다. 그러나 박 감독이 두 팀으로 착각할 만큼 SK텔레콤은 두 번의 우승과 한 차례의 준우승을 거두며 광안리 무대의 주연이었다. 2008년 10월부터 장장 10개월 동안 진행됐던 프로리그 08-09시즌의 마지막인 부산 광안리의 밤을 빛낼 마지막 주인공이 드디어 가려진다. 바로 SK텔레콤 T1과 화승, 이 두 팀 중의 한 팀이 정규시즌 55경기와 포스트 시즌 8경기를 거친 프로리그 08-09시즌 광안리 주인공으로 결정된다. ▲ SK텔레콤, '광안리는 우리 땅, 아직 다른 팀은 일러' SK텔레콤과 부산 광안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03년 시작된 프로리그 원년 이후 2004년 부산 광안리에서 여름 시즌 결승전을 처음 치를 때 SK텔레콤 T1은 창단 원년을 맞아 기적을 일으키면서 결승전 무대에 올랐다. 당시 여섯 경기 연속 2대0 승리라는 연승 행진을 달성한 SK텔레콤은 한빛 Stars(현 웅진)와 광안리 결승전 첫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SK텔레콤은 3대2로 앞서고 있다가 3대4로 역전패당하면서 조연에 머물렀다. 하지만 2005년부터 SK텔레의 광안리 정복기가 시작됐다. SK텔레콤은 정규 시즌 2위로 결승전 무대에 올라 이동 통신사 맞수인 KTF 매직엔스(현 KT FingerBoom)와 최대 인파인 12만 명 앞에서 경기를 치렀다. SK텔레콤은 KTF를 물리치고 광안리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프로리그에서 우승한 것이어서 더욱 값졌다. 2006시즌 전기리그 결승전에서도 SK텔레콤은 우승했다.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며 광안리 결승전에 직행한 SK텔레콤은 MBC게임 히어로를 맞아 사상 처음으로 광안리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첫 팀으로 남았다. 영광 뒤의 상처도 있었다. 신흥 강호로 떠오른 삼성전자 칸에게 2007년과 2008년 광안리의 지배자를 자리를 내줬다. 2006년 전기리그 우승 직후 3년, SK텔레콤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 화승, '부산은 우리 땅인데'. 화승도 부산 광안리 무대를 양보할 수 없다. 화승 OZ 모기업인 화승은 부산을 연고로 하는 지역 기업이다. 따라서 부산 광안리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대한 욕심이 대단한다. 2007년 화승이 포스트 시즌을 치르면서 전기리그 결승전에 올랐을 때 화승이 건 기대는 엄청났다. 하지만 결과는 준우승. 화승은 2007시즌 전기리그 1위 팀인 삼성전자 KHAN에게 0대4로 완패 당했다. 고로 이번 결승전에 거는 기대는 엄청나다. 이번 결승전 진출을 확정 짓고 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정웅 감독은 “2007년 부산에서 못 다 이룬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말할 정도로 결승전 무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 프로리그 08-09시즌, SK텔레콤 3승 2패 우세 SK텔레콤과 화승의 08~09 시즌 상대 전적은 3대2로 SK텔레콤이 미세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즌 초반인 1, 2라운드에서는 화승이 승리했고 이후 정규 시즌에서는 SK텔레콤이 세 번 내리 승리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두 팀의 상대 전적은 정규 시즌의 페이스와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SK텔레콤은 3라운드부터 김택용이 살아나고 도재욱과 정명훈 등이 도움을 주면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막판 대역전극을 통해 1위를 확정 지었다. 화승은 이와 반대로 4, 5라운드에 5할을 조금 넘는 성적으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번 결승전은 시작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바투 스타리그 결승전을 통해 맞대결을 펼친 SK텔레콤 정명훈과 화승 이제동이 1세트 ‘아웃사이더’에서 대결을 펼친다. 정명훈과 이제동의 통산 전적은 3대4로 이제동이 다소 앞서 있다. 프로리그 2라운드에서 이제동이 입으로나 실행이 가능한 컨트롤(다크 스웜과 인스네어를 동시에 사용하는)을 선보이면서 승리했고 바투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정명훈이 2대0으로 앞섰으나 이제동이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드라마를 작성했다. 독기를 품은 정명훈은 프로리그 4라운드에서 이제동의 뮤탈리스크를 발키리를 통해 막아내며 팀의 3대0 승리를 책임진 적이 있다. 두 선수는 프로리그 결승전을 마친 뒤 치러질 박카스 스타리그 2009 4강전에서도 5전3선승제 경기를 통해 맞붙을 예정이어서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 고정 엔트리 vs 변칙 엔트리 SK텔레콤은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치러지는 결승전에 6명의 선수를 고정시키는 엔트리를 내놓았다. 테란은 정명훈과 고인규, 프로토스는 김택용과 도재욱, 저그는 정영철과 박재혁을 출전시켰다. 정규 시즌 동안 SK텔레콤 내부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들을 고정 배치했다. 특이한 점은 김택용과 정영철의 맵도 고정시켰다는 사실이다. 김택용은 단장의능선에, 정영철은 신의정원에 붙박이 출전시키면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배려했다. 김택용은 화승 테란 구성훈과 프로토스 김태균을 상대하지만 정영철은 두 경기 모두 화승의 신예 저그 박준오와 상대한다. 화승은 플레이오프 때와 비슷한 엔트리로 맞대응 했다. 정규 시즌 동안 화승을 이끌었던 주역인 이제동과 구성훈, 손주흥, 손찬웅을 중심으로 신예 저그 박준오와 프로토스 김태균 등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SK텔레콤을 상대하겠다고 나섰다. 화승이 광안리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신인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지난 1일 CJ와의 플레이오프에서 CJ의 탄탄한 라인업을 무너뜨릴 때 다이너마이트로 활약했던 김태균의 승리처럼 변수를 만들어낼 만한 요소가 필요하다. 특히 1차전에서 이제동이 SK텔레콤 테란 에이스 정명훈과 상대하게 되어 승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1차전에 나서는 저그 김경모나 박준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