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SK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에이스 김광현(21)을 잃었다. 김광현은 지난 2일 잠실에서 가진 두산과의 경기에서 팀이 7-4로 앞선 3회 김현수가 친 타구에 왼쫀 손등을 강타당한 후 엠블런스에 실려나갔다. 김광현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왼 손등에 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3주 동안 반깁스 상태를 유지해야 해 다시 투구를 하기까지는 2개월에 가까운 기간이 필요하다.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인 셈이다. 이로써 SK는 후반기 선두에서 3위로 내려앉아 있는 상황에서 최악을 연속해서 경험하게 됐고 3년 연속으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제패하려던 SK의 행보에 확실한 제동이 걸렸다. SK로서는 주축 세력의 잇따른 이탈로 남은 시즌을 더욱 힘들게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포수 박경완이 왼쪽 아킬레스건 파열로 넘어졌고 선발과 중간, 마무리 어느 곳에서나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투수 채병룡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지난 2년간 보여준 SK의 위용을 보일 수 없는 상태인데 급기야 에이스마저 잃었다. 평소 "예측 가능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자주 말하던 김성근 감독의 표정도 급격하게 굳어버렸다. 김 감독은 매월 목표 승수를 정해왔다.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치밀하게 계산했다. '7월 최소 13승, 8월 15승.' 이런 식으로 시즌 목표를 80승으로 세웠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 예상 가능한 전력을 갖췄을 때다. 한국시리즈 직행이 아닌 경우의 포스트시즌까지 계산해야 할 시기가 됐다. 박경완 대신 마스크를 쓴 정상호에 대해 김 감독은 "박경완이었으면 7연승을 했을까 싶다. 또 7연패에 빠졌을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는 김 감독이 데이터와 경험을 중시하는 만큼 아직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내지 못한 정상호를 바라보는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애버리지를 계산할 수 없는 만큼 예상할 수 있는 판단 근거 기반이 상당히 약해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광현의 이탈은 심각하다. 올 시즌 김광현은 21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12승(2패)에 2.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등판한 날 팀이 진 경기는 4경기에 불과했다. 곧 팀승률이 8할1푼에 달한다. 이는 곧 SK가 김광현이 등판한 10번 중 8번은 이겼다는 뜻이다. SK는 남은 36경기 중 최소 6~7경기에서 많게는 8~9경기까지 김광현에게 등판 기회를 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확실한 승리 확률이 사라졌다. 김광현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한 송은범이 있지만 첫 풀시즌이라는 점에서 김광현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미흡하다는 평이다. 따라서 선발진 전체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중간, 마무리의 불펜진 역시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방망이는 꾸준하게 집중력을 발휘할 수 없어 계산에 넣을 수 없다고 봤을 때 예측 가능한 마운드의 붕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이제 김성근 감독이 남은 투수들을 이끌고 어떤 마운드 운용을 보여주느냐가 계산이 불가능해진 SK 행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