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교체 타이밍을 미뤄놓은 찰나가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두산 베어스가 4,5회 연속 타자일순으로 6점 씩 뽑아내는 폭발력을 선보이며 롯데 자이언츠를 마산 9연패로 몰아넣었다. 두산은 5일 마산 구장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 전서 4회와 5회 연속 타자일순하며 도합 12점을 폭발, 12-3으로 대승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최근 2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시즌 전적 53승 2무 39패(5일 현재)로 선두 경쟁을 그대로 이어갔다. 반면 4위(51승 48패) 롯데는 2경기 연속 관중석을 가득 메운 마산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며 마산 9연패로 주저 앉은 동시에 5위(49승 48패) 삼성에 한 게임 차로 쫓겼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마산 구장 8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롯데는 1회말 박남섭의 볼넷에 이어 홍성흔의 중전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대호가 헛스윙 삼진, 카림 가르시아가 좌익수 플라이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3회말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롯데는 선두 타자 김주찬의 볼넷과 2루 도루, 박남섭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홍성흔은 외야 우중간에 알맞게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2루 주자 김주찬이 여유있게 홈을 밟은 것은 물론, 중견수 이종욱이 공을 더듬은 틈을 타 1루 주자 박남섭까지 득점에 성공하며 2-0이 되었다. 그러나 4회초 두산의 반격, 아니 굉장히 무서운 대역전타가 시작되었다. 2003시즌 이후 줄곧 계투로만 뛰어왔던 롯데 선발 강영식은 타자 일순하자 패턴이 읽히고 말았다. 선두 타자 이종욱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강영식은 후속 타자 이원석에게 1타점 우중간 2루타를 내주며 1-2를 허용했다. 포수 최기문의 실책까지 편승해 무사 3루가 된 상황. 여기에 김현수 타석서 강영식의 폭투까지 나오며 이원석이 홈을 밟아 2-2 동점이 되었다. 그 때까지도 롯데 불펜에서는 아무도 대기하고 있지 않았다. 김현수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에야 김일엽이 불펜에서 몸을 풀었으나 이미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김동주가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무사 1,2루가 된 상황. 타석에 들어선 최준석은 볼카운트 2-1에서 강영식의 4구 째 직구(138km)를 그대로 당겨 좌측 담장을 살짝 넘는 3점포(시즌 15호, 비거리 105m)로 연결했다. 5-2로 두산이 전세를 뒤집었고 그제서야 롯데는 선발 강영식을 마운드서 끌어내렸다. 그러나 활활 타오른 불길을 잡기에 김일엽의 준비 시간은 너무 짧았다. 김현수가 볼넷으로 걸어나갈 때까지 덕아웃서 대기했던 김일엽은 몸이 덜 풀린 듯 공이 원하는 곳에 제구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틈을 타 손시헌은 김일엽의 6구 째 직구(136km)에 그대로 배트를 돌려 좌월 솔로포(시즌 9호, 비거리 120m)를 작렬했다. 승패 향방에 쐐기를 박은 연속 타자 홈런이었다.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은 두산 타선은 5회초서도 불을 뿜었다. 선두 타자 이종욱의 볼넷과 2루 도루, 김현수의 고의사구로 1사 1,2루를 만든 두산은 김일엽의 4구 째 포크볼(128km)을 끌어당긴 김동주의 좌월 스리런(시즌 12호, 비거리 120m)으로 9-2까지 달아났다. 앞 타자 고의사구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김동주는 이 홈런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해보였다. 두산은 손시헌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오른 발목을 접질린 고영민을 대신해 나온 김재호의 1타점 중전 안타로 10점 째를 뽑았다. 임재철까지 2타점 우익수 방면 안타를 더하며 12-2, 두산은 연속 타자일순 공격으로 완전히 경기를 장악했고 롯데 팬들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시간이었다. 롯데는 7회말 박기혁의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와 상대 선발 김선우의 폭투로 무사 3루를 만든 뒤 문규현의 1타점 2루 땅볼로 만회점을 올렸다. 그러나 경기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 많은 점수를 뽑았기 때문인지 두산은 주전 좌익수 김현수를 신일고 시절 익숙했던 1루수로 배치하는 등 선수단 실험까지 하며 경기를 마쳤다. 일찌감치 갈려버린 승패로 인해 마산 롯데 팬들은 허탈하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6⅓이닝 동안 114개(스트라이크 68개, 볼 46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5개) 3실점으로 시즌 8승(7패)에 성공했다. 4번 타자 김동주는 5회 쐐기포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제 위력을 유감없이 떨쳤다. 반면 롯데 선발 강영식은 3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으나 4회부터 부쩍 구위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다 3이닝 4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1개)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6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선 정보명은 5타수 3안타의 성적을 올리며 매서운 타격감을 보였으나 팀의 대패 속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