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꼴찌와 09 선두' KIA의 차이점
OSEN 기자
발행 2009.08.06 08: 38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을까.
KIA가 후반기들어 7승1패의 파죽지세로 선두에 올라탔다. 두산과 SK 역시 강세를 띠며 바짝 붙어있지만 KIA의 상승세가 워낙 도드라져보인다. 불과 2년전에 꼴찌로 추락했던 팀이 아니다. 들여다보면 팀이 완전히 달라졌다. 조범현 체제의 출범과 함께 지난 2년동안 KIA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주전의 변화
2년전 주전 라인업과 비교하면 나지완 안치홍 김원섭 김상현 최희섭이 주전으로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전혀 라인업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이종범도 당시에는 극심한 부진으로 주전에서 탈락했지만 올해는 부활에 성공했다. 홍세완도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2년만에 복귀해 타선에 큰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효과는 두드려졌다. 당시 장성호의 11홈런과 62타점이 팀내 최고기록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최희섭(21홈런), 김상현(18홈런), 나지완(17홈런), 안치홍(13홈런), 김상훈(10홈런) 등 5명의 타자가 두 자리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김상현은 77타점으로 팀내 1위를 달리고 있다. 2년전에는 3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명이 규정타석을 채우는 안정적인 라인업이 됐다.
▲투수력 환골탈태
2년전 KIA의 선발진은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민 스코비만이 꾸준히 선발투수로 활약했을뿐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부진 혹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당시 최다승은 스코비의 8승이었다. 윤석민은 7승에 불과했고 18패를 당했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로드리게스는 승리없이 1세이브 10홀드를 기록하고 퇴출됐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구톰슨과 로페즈가 10승을 따냈다. 윤석민은 소방수 외도가 없었다면 10승 도전이 가능했을 것이다. 현재 외국인 투수들과 함께 강력한 스리펀치를 구축하고 있다. 양현종은 7승을 따내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미들맨으로 바뀐 곽정철도 새롭게 선발진에서 활약했다. 유동훈이 버티는 불펜진도 힘이 좋아졌다. 투수력은 업계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업층의 강화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는 그만큼 팀의 백업층이 두터워졌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당시에는 부상선수가 나오면 그대로 공백이 빚어졌다. 이를 메울만한 백업층이 형성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역시 이용규 김원섭 채종범 등 주전들의 부상이 있었지만 큰 누수없이 안정된 레이스를 펼쳤다. 다른 선수들이 즉각 공백을 채워주었다. 투수진에서도 윤석민 서재응 한기주의 공백이 빚어졌으나 사실상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지난 2년동안 백업층의 성장은 지금 KIA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패배의식과 자신감
역시 경기는 이기고 볼일이다. 2년전 KIA 선수들은 패배의식에 젖어들었다. 경기에서 자신감이나 근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시즌 중반부터 그런 조짐이 보였다. 사실상 수년째 주전들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간에 경쟁의식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팀은 패배에 익숙해져 있었다.
올해는 리빌딩을 통해 선수들간의 경쟁이 형성되고 있다. 김상현의 트레이드, 나지완 안치홍 김선빈 등 신진 선수들의 발탁으로 체질이 바뀌었고 선수간의 경쟁의식이 생겼다. 이기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선수들의 실수나 위축되는 플레이도 줄어들었다. 이제는 패배의식이 아닌 자신감이 지배하고 있다. 가장 무서워진 KIA의 모습이다.
▲주춤하는 SK와 두산
KIA의 선두 도약에는 외적인 변수도 작용했다. 2년전 최강자는 SK와 두산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SK는 타팀을 압도하며 선두를 독주했다. 두산 역시 안정된 레이스로 한국시리즈에 진출, SK와 격돌했다. KIA는 이들에게 21승을 주고 14승을 챙겼다. 그러나 올해 두 팀은 치고 나갈 수 있는 시기에서 주춤했다. 잇따른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호시탐탐 선두권 공략을 노린 KIA에게 틈을 내주었다. KIA는 두터운 투수진과 백업층을 활용해 후반기들어 파죽지세로 선두에 올랐다. 더 이상 SK와 두산의 밥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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