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투' 세데뇨, "임태훈 바지 입기, 이제는 징크스"
OSEN 기자
발행 2009.08.06 21: 59

"두산에 오랫동안 있고 싶다".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명장 여몽의 이야기인 '오하아몽 괄목상대'가 마산에서도 재현된 듯 했다. '육성형 외인' 후안 세데뇨(26. 두산 베어스)가 변화구 위주의 노련한 피칭으로 5이닝 1실점 쾌투를 펼쳤다. 세데뇨는 6일 마산 구장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5이닝 3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3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3패, 6일 현재)째를 거뒀다. 턱없이 낮은 기대치 속에 지난 4월 하순 한국 땅을 밟았던 세데뇨는 어느새 동료들의 사랑을 받으며 기량을 무럭무럭 키워가는 투수가 되고 있다. 경기후 세데뇨는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 변화구 위주의 투구패턴을 펼쳤다"라며 "왼손 검지가 안 좋아 직구가 잘 안 긁혀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라며 경기를 자평했다. 이날 세데뇨의 빠른 공은 최고 141km에 그쳤으나 주무기인 너클 커브의 움직임이 대단했다. 이날 세데뇨는 계투진의 승리 카드 임태훈(21)의 유니폼 바지를 훔쳐 입고 쾌투를 펼쳤다. 날이 갈수록 투구 내용이 좋아지는 것과 '도벽투'와 관련해 묻자 세데뇨는 "임태훈의 바지를 입는 것이 징크스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그는 "우리 경기가 끝나면 매일 비디오를 보며 타자를 분석한다. 여기에 경기를 치르며 많은 타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성향을 알게 되며 투구 내용이 좋아진 것 같다"라며 '보충 수업'과 경기 경험을 기량 향상의 이유로 들었다. 세데뇨는 2회말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으나 3루 땅볼과 탈삼진 2개로 무실점 투수를 펼쳤다. 그에 대해 묻자 세데뇨는 "더 적극적으로 변화구 싸움에 집중했다. 수비를 믿고 편하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가 된 것 같다"라며 경기 상황을 돌아보았다.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세데뇨는 "팀 승리에 큰 공헌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두산에 오래 있고 싶다"라며 그저 외국인 선수가 아닌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 경기 후 김경문 두산 감독은 "상대 투수가 조정훈(24)이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김동주(33)가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라며 주장 김동주를 칭찬했다. 반면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어려운 상대 두산을 상대하기는 했으나 득점력이 떨어졌다"라며 타선 응집력이 아쉬웠음을 꼬집었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