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놓는 위치가 제각각이었다". 국내 무대 데뷔 후 최고의 호투였으나 고질적인 약점은 고쳐지지 않았다. 만 36세의 외국인 좌완 크리스 니코스키(36. 두산 베어스)가 여전히 제구 불안을 노출하며 시즌 6패 째를 떠안았다. 니코스키는 지난 7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단 1안타만 허용하며 1실점했다. 그러나 타선이 무득점으로 침묵했고 사사구 6개를 허용하며 0-2 경기의 패전투수가 되었다. 김동주(33)-손시헌(29)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실점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났을 수도 있던 경기다. 니코스키의 올 시즌 성적은 1승 6패 평균 자책점 6.21(7일 현재). 6회까지 총 95개의 공을 던진 니코스키의 스트라이크 수는 50개. 스트라이크-볼 비율이 1-1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투구를 보여줬다. 30대 중후반의 투수임에도 경기력은 마치 20대 초중반 투수의 공을 보는 듯했다. 구위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제구력이 불안했던 것. 니코스키의 투구를 지켜본 한 수도권 구단의 전력 분석원은 "그동안 니코스키의 투구와 비교했을 때 잘 던진 편이기는 하다. 그러나 여전히 제구가 되지 않고 있다. 릴리스 포인트가 제각각이라 공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 꽂아넣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원래 니코스키는 미-일서도 제구력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10년 간 선발보다는 원포인트 릴리프 경험이 훨씬 많았던 투수다. 그의 선발 경기서는 볼카운트 2-0으로 유리한 위치서도 결정구 부재로 안타를 허용하거나 쓸데없는 볼이 쌓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현장에서 니코스키에게 주는 점수는 팬들이 주는 것보다는 조금 더 좋은 편이다. 포수 최승환(31)은 니코스키의 투구에 대해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 하단에 공을 제구하려다 역회전이 걸리면서 빠져나가는 공도 많다. 까다로운 코스에 공을 제구하려다 존을 벗어난다"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던지는 요령은 알고 있다는 이야기지만 결국 볼이 누적되면 어려운 경기를 펼친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 지난해까지 일본 퍼시픽리그 팀인 소프트뱅크서 뛰던 니코스키가 한국 행을 택한 이유는 '선발로 뛰고 싶다'는 자신의 꿈 때문이었다. 7일 경기 후에도 니코스키는 일단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한국 무대는 외국인 선수의 자아 실현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더욱이 두산은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3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과 함께 '3전 4기'를 노리는 팀. 남은 시즌 동안 선수 본인이 제구 향상의 필요성을 확실히 깨닫지 못한다면 그가 단기전서 계투 요원으로 전락할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