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를 2003년 이후 6년만에 선두자리로 이끈 조범현(49) 감독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7일 군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K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조 감독의 표정은 시종 느긋했다. 상대 SK가 히어로즈와 물고 물리는 3연전을 끝내기 위해 불펜진을 많이 소모한 만큼 KIA로서는 이날 내리는 비가 반갑지 않을 법도 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순리대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꼭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며 그저 창밖을 내다봤다. 최근 팀 밸런스가 잡히면서 7연승 포함 8승 1패로 승승장구해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 '조갈량'이라는 새로운 별명에 대해 "처음 듣는 별명"이라면서 싫지 않은 표정. 조 감독은 최근 KIA 상승세의 가장 큰 이유로 '변화'를 들었다. 작년과 비교해 선수들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예로 베테랑 투수 이대진(35)과 야수 이종범(39)을 들었다. "지난 5일 이대진이 선발등판이 예고되자 주장 김상훈이 선수들을 불러 '내일 대진이형 선발이니 무조건 이길 수 있도록 하자'고 후배들을 독려하더라. 작년과는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한 조 감독은 "작년에는 이대진이 선발로 나섰는데 후배들이 대충하는 모습을 보여 미팅을 소집, 따끔하게 혼을 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의 눈에는 각종 부상으로 인한 수술과 재활에도 꿋꿋하게 컨디션을 조절해오고 있는 이대진에 대해 후배 선수들의 존경심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대진은 일정하지 않은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서도 불만없이 몸을 잘 만들어놓았다. 이날 KIA의 젊은 선수들은 작년과는 달리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모습으로 의식변화를 느끼게 해줬다. 또 이종범에 대해서는 자신보다 팀을 중요시하는 자세에 높은 점수를 줬다. 조 감독은 "이종범이라고 왜 3할 타율에 욕심이 없겠는가"라면서 "개인성적보다는 욕심을 버린 상황에 맞는 팀배팅을 더 중시하고 있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조 감독은 "이종범은 작년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며 "올해는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런 식이라면 내년에도 충분히 뛸 수 있을 것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감독은 KIA에 대해 "의식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웃은 뒤 "팀 분위기도 바뀌고 개개인의 생각도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조 감독은 내부적인 변화를 긍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를 선두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