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기쁨을 맛보게 한 팀원들에게 고맙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그 어느때보다 화사한 얼굴이었다. 8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프로리그 08-09시즌' 결승전서 SK텔레콤이 3년만에 프로리그 정상 탈환에 성공한 뒤 가진 인터뷰서 e스포츠의 대들보 '황제' 임요환은 5번째 프로리그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했다. 임요환은 "오늘까지 5번 우승을 했다. 4번째 우승까지는 엔트리에 들면서 경기를 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오늘의 우승이 가장 컸다. 사실 처음에 출전하지 못할 때는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승부까지 접전이라 승리의 기쁨이 컸다. 공군에 복무하면서 최하위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돌아오자 마자 우승의 기쁨을 맛보게 팀원들에게 고맙다"라며 활짝 웃었다. 전략가로 이름을 떨치던 그답게 T1의 우승 뒤에는 임요환이 있었다. 2차전 마지막 에이스결정전서 정명훈이 사용한 전략은 임요환의 머리에서 나왔던 것. 정명훈은 중앙 배럭스와 입구 지역 배럭스서 생산된 머린과 일꾼을 함께 동원해 빠르게 앞마당과 테크트리를 올린 이제동 제압에 성공했다. "전략이 너무 좋아서 T1 테란 중 나를 빼고는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전략이었다. 사실 나는 전략으로 그동안 승리를 여러번 거둬 나보다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게 더욱 좋았다. 또 정명훈 선수가 이 승리로 MVP를 거머쥐었다. 잘 된 일이다"라고 후배 정명훈의 MVP의 수상을 축하해줬다. 이번 결승서 테란 후배들이 출전하는 매세트 조언하는 모습을 보였던 임요환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정명훈에 대한 조언을 자제했다. 그 배경에 대해 임요환은 "화승 선수단이 T1 선수석을 골똘히 보는 것을 보고 정명훈 선수를 잡고 얘기하는 모습을 보이면 중후반 보다 초반을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게 할까 염려가 됐다. 최연성 코치로 중후반을 도모하는 인상을 풍겼고, 그 모습에서 화승측에서 속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전략을 처음 만든 것은 화승이 플레이오프서 CJ를 이기고 이틀 뒤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는데 그 과정에서 박재혁 선수를 상대로 아웃사이더에서 승리를 하면서 사용한 전략이었다. 너무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와중에 2차전 에이스결정전 연습을 하던 김택용 선수가 메두사를 어려워 하면서 전략에 대해 감독님께 건의 드렸다. 정말 괜찮다는 반응을 받아내면서 채택됐다. 이제동 선수가 예상과 틀리게 초반에 나와 내심 불안했지만 초반에 빠르게 테크트리를 가져가는 걸 보고 승리를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