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퀸즈푸드' 사장, 윤상현이 재벌가의 집사로 전락했다. 그것도 높은 작업 성공률을 자랑하는 전직 제비 출신에다 사채 빚까지 떠안은 채 말이다.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속 재벌 2세 '태봉이'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윤상현은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빈털터리 집사로 180도 이미지 변신한다. 극 중 국내 최고 재벌 '강산 그룹'의 도도한 상속녀 강혜나(윤은혜)와의 운명적 만남을 통해 얼떨결에 집사가 되는 서동찬 역을 맡았다. 제작사인 이김 프로덕션의 한 관계자는 서동찬 캐릭터에 대해 "찢어지게 가난한 남자는 아니지만 '소시민'에 해당하는 역할이다. 집사로 들어가는 것도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윤상현은 그의 전작들을 살펴볼 때 재벌가 출신이거나 의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 같은 대부분 엘리트 출신의 부유층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데뷔작인 SBS 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2005)에서도 정재계 집안 출신의 방송국 PD '유진하'로 분했다. 외모에 능력까지 갖춘 바람둥이로 극중 상대역 김현주를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이후 MBC 드라마 '불꽃놀이'(2006)의 공인회계사 '강승우' 역을 거쳐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MBC 드라마 '겨울새'(2007)에서도 그는 소위 '있는 집안'의 외동아들이자 의사인 '주경우' 역을 맡았다. 당시 마마보이면서도 한 여자(박선영)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치며 '찌질남' 캐릭터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전성기를 맞게 한 MBC '내조의 여왕'에서 역시 '퀸즈 푸드'라는 식품 기업의 2세이자 사장인 '허태준'을 연기했다. 극중 은소현(선우선)과 정략결혼까지 하고 철저히 재벌가 자제의 코스를 걸어오던 허태준은 천지애(김남주)를 만나 진정한 사랑과 삶의 의미를 깨닫는 인물이었다. 이렇듯 늘 명품 슈트와 고급 자가용을 겸비한 '럭셔리 남'의 전형을 보여 온 윤상현으로서는 '아가씨를 부탁해' 속 서동찬 역이 상당한 변신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코 평범치 않은 직업, 제비로 전전하다 사채 빚까지 만든 남자. 도도한 상속녀 강혜나의 시중을 들며 온갖 굴욕도 버텨내야 하는 남자. 돈 때문에 자존심도 버리고 인생을 거는 서동찬으로 분한 윤상현의 모습은 어떨지 기대가 모아진다. 첫 방송은 오는 19일 밤 9시 55분 KBS 2TV. issue@osen.co.kr 이김프로덕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