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MC 신동엽의 고난시대다. 토 일요일, 주말 예능 진행에서 두 번 연속으로 울고 있다. 토요일은 KBS 2TV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이 시청율이 조금씩 떨어지는 중이고 일요일은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오빠밴드'가 막강한 경쟁 프로들의 위세에 눌려 힘을 못쓰는 중이다. 신동엽은 최근 MC로서의 강한 승부수를 던졌다. 자신이 진행해온 SBS 인기 예능 ‘일요일이 좋다 2부-골드미스가 간다’에서 지난 5월말 하차하고 '일밤'의 새 코너를 맡아 옮기는 중대 결심을 했다. '일밤'에 둥지를 틀고 처음 참가했던 코너는 자신의 아내 선혜윤 PD 연출의 '퀴즈프린스'. 그러나 '퀴즈프린스'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시청자 혹평 속에 불과 몇 주만에 폐지됐고 신동엽은 김구라 탁재훈 등과 함께 록과 예능을 결합시킨 '오빠밴드'를 새로 선보였다. 대학시절 록밴드를 결성한 바 있던 신동엽이 자신의 장기를 살려 의욕적으로 시작한 코너다. '오빠밴드'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나쁘지 않다. '신선하다' '재밌다'는 평가들이 나오면서 '퀴즈프린스' 때의 굴욕을 만회하는 중이다. 하지만 신생 '오빠밴드'가 넘어야할 산과 강은 너무나 높고 깊다. '일밤'이 4~5%대 저조한 시청률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새, 같은 시간대 KBS 2TV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는 20%대를 웃돌며 둘 만의 레이스에 전념하는 상황이다. 일요일 저녁의 예능 쌍끌이인 '해피선데이'와 '일요일이 좋다'는 고정 시청자층도 워낙 두터워서 빈 틈을 찾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와중에 토요일 심야 토크쇼의 최강자였던 오후 11시30분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조차 MBC 오후 9시50분 '세상을 바꾸는 퀴즈 세바퀴'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서로 부딪힐 일 없던 두 성인토크쇼는 '세바퀴'가 MBC 봄개편과 함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에서 독립, 토요일 심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토요일 늦은 밤의 성인 시청자들을 상대로 승부에 돌입했다. 8일 방송분에서 '세바퀴'는 전국 시청률 16.9%를 기록한 반면에 '샴페인'은 10.5%로 고개를 수그렸다. '세바퀴'가 토요일로 옮겨온 다음에도 줄곧 막상막하의 시청률 경쟁을 펼쳤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격차가 크게 벌어진 셈이다. 신동엽은 토크쇼에 능한 MC다. 개인 진행에 뛰어난 만큼, 단독 플레이를 좋아하고 출연진과 한데 어울려 뛰어놀아야하는 요즘 집단MC 체제의 리얼 버라이어티쇼에서는 빛을 보기 힘들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전공분야인 '샴페인'에서조차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다. 1990년대 최고의 MC였던 신동엽이 지금의 슬럼프와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방송가의 관심이 쏠리는 요즘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