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피 선데이- 1박 2일'이 갈수록 리얼해지고 있다. 본래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나서긴 했지만 이토록 독하게 리얼할 수 있을까? 9일 방송된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강원도 평창으로 농가 체험을 떠난 멤버들의 파란만장기가 펼쳐졌다. 마침 폭우를 만난 탓에 촬영 내내 멤버들은 땀과 빗물에 절어야 했다. 촬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 속에도 우비 하나에 의지해 진흙탕에 몸을 던지는 멤버들의 분투는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치며 웃기겠다는 일념하나로 몸 개그를 펼치는 장면들이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였다. 또 도시 생활에 익숙한 멤버들이 양파와 감자 같은 농작물을 직접 캐면서 아이처럼 신기해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했다. 동시에 이번 여행의 콘셉트인 '농가 체험'의 실제 매력을 전달하며 여름방학용 유익한 정보도 제공했다. 스튜디오에 앉아 말장난을 일삼는 예능들의 한계점이 드러난 지는 이미 오래다. '1박 2일'과 유사한 포맷을 갖춘 '해피 선데이'의 또 다른 코너 '남자의 자격' 역시 자꾸만 밖으로 나가 이야기를 만든다. '천하무적 토요일-천하무적 야구단'도 마찬가지다. MBC의 최고 인기 예능 '무한도전'은 야외건 스튜디오 건 구분 없이 리얼 버라이어티를 시도해 정상에 올라선 원조 격이나 다름없다. '1박 2일'의 멤버들은 늘 카메라 앞에 생얼을 공개하고 생리현상도 마다치 않으며 멤버들의 사생활도 여과 없이 전파를 탄다. 침 흘리며 자는 모습, 엉덩이가 바지를 잡아먹은 모양새 등 꾸밈없는 모습은 이제 시청자들에게 아무런 거부감 없이 어필한다. 이러한 점에서 '1박 2일'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모범답안을 제시하며 갈수록 리얼한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물론 앞서 열거한 프로그램들도 비슷한 스타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폭우도 멈추지 못하는 멤버들의 버라이어티 정신, 어떤 극한도 견디며 이어가고 있는 야외취침, 그 속에 빵 터지는 웃음 코드와 소소한 여행 정보가 함께하는 '1박 2'은 단연 독보적이다. 강호동이 늘 부르짖는 '예능의 정석'처럼 당분간 예능의 모범생으로, 길잡이로 꾸준히 자리매김할 것에 다수가 이견이 없다. issu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