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공식 데뷔할 수 있을까. 부산 아이파크의 재간둥이 수비수 이강진(23)이 오는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자신의 A매치 데뷔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6월 2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서 가진 오만과 평가전 후반 14분 이영표와 교체 투입돼 A매치에 '데뷔'했던 이강진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한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오만전에 대해 A매치로 인정을 신청하지 않고 홈페이지에 기재돼 있던 이강진의 A매치 기록을 다시 0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이 오만전서 무려 11명을 교체 투입한 탓이다. FIFA는 2004년 7월부터 친선전에서도 교체 인원을 6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강진이 12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에 출전할 23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데 있다. 파라과이전에서 다시 A매치 출전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강진과 함께 오만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던 유병수 김근환은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 하지만 이강진이 쉽게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지 않는다면 출전은 어렵다. 허정무 감독은 파라과이전이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허정무호에서 이강진의 포지션인 중앙 수비수는 주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격전장이기도 하다. 기존의 중앙 수비수인 강민수와 조용형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도전자인 이정수와 김형일 가세했다. 이 빈 틈을 이강진이 노려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허정무 감독이 이강진의 장점을 잘 알고 있을 뿐이 아니라 선호하기 때문이다. 바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날카로운 역습이 그 것.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로서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도 가능한 이강진이 자신의 재능을 효과적으로 살릴 경우 파라과이전 출전은 결코 꿈이 아니다. 이강진의 이런 꿈을 눈치 챈 것일까. 허정무 감독은 지난 9일 파주 NFC에서 치른 대표팀 소집 첫 훈련을 앞두고 “경쟁은 이제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