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유망주 조용원과 김도연, ‘제 2의 황영조와 임춘애’를 꿈꾼다
OSEN 기자
발행 2009.08.11 14: 11

8월10일 저녁, ‘황영조 올림픽 제패 17주년 기념 및 희망장학금 수여식’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던 황영조(39)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자신의 올림픽 제패를 기념하고 마라톤 꿈나무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우승 이듬해인 1993년부터 매년 열려온 모임이었지만 그 날의 감격을 되새기기 위해 1992년 8월9일 새벽, KBS-TV 중계를 재편집해 방영하는 순간은 언제 봐도 싫증 나지 않고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몬주익의 가파른 언덕길을 박차고 나가는 황영조의 거침없는 질주와, 일본의 라이벌 모리시타를 따돌리고 메인스타디움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스탠드의 온 관중들이 일제히 기립해서 박수갈채를 쏟아내는 모습은 가슴 뭉클하다. 이윽고 우승을 확신한 황영조가 오른팔을 번쩍 치켜들며 결승점을 향해 내닫고, 마침내 테이프를 끊은 다음 몇 걸음 못가 탈진해서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모습까지, 온국민을 감격의 도가니에 빠뜨리게한 ‘그날 새벽’의 한 순간 순간의 장면이 다시 명멸했다. 그 장면을 유심히 바라보는 마라톤 꿈나무가 있었다. 올해 황영조 희망 장학금을 받은 조용원(17. 경북 칠곡 왜관읍 순심고 2년)과 김도연(16. 서울체고 1년)이 그 주인공이다. 황영조 감독이 자신의 위업을 잇게하기 위해 10여년 전부터 매년 마라토너를 꿈꾸는 남녀 유망주를 선발해 격려하는 이 자리는 마라톤 꿈나무들에게는 선망의 시간이기도 하다. 남자부 수상자인 조용원은 키 172㎝, 몸무게 53㎏의 호리호리한 체구를 지녔다. 조대연(40) 씨의 2녀 1남 중 막내로 올해 4월에 열렸던 제 8회 전국구간 마라톤대회에서 1구간 신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오르는 등 전국무대 육상 중장거리 부문에서 숱한 수상 경력을 지닌 유망주다. 마산 태생으로 중2 때 아버지의 고향인 왜관 순심중으로 전학, 현재 순심고 진덕언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고 있다. 작년 후반기부터 전국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조용원은 시상식장에서 “저도 황영조 감독님처럼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진덕언 감독은 조용원에 대해 “지구력이 아주 좋다. 버티는 힘을 타고 났다. 연습에 임하는 자세가 순종적이고 신뢰감이 가는 선수이다. 열심히 한다면 분명히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줍음이 가득한 얼굴의 여자부 수상자 김도연은 황영조 감독과 여자 육상의 영웅이었던 임춘애를 닮기를 희망한다. 임춘애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당시 육상 중장거리 부문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던 한국 여자 육상계의 입지전적인 인물. 조용원은 “임춘애 선배가 뛰는 모습은 직접 본 적이 없지만 얘기는 들었다”면서 “중 1때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 달리는 것이 재미있다”고 스스럼 없이 말하는 앳된 소녀이다. 서울체고에서 김도연을 가르치고 있는 장동영 코치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여러 자세가 불안정하긴 하지만 지구력과 근성이 뛰어나 잘 보완한다면 임춘애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키 163㎝, 몸무게 44㎏의 김도연은 중3 때까지 3000m에 주력하다가 고1로 진학해서 5000m로 전환, 적응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2008년 제 38회 춘계 중-고 육상대회 3000m에서 1위를, 올해 제7회 전국 중-고 육상선수권대회 여고부 5000m에서 2위에 입상한 경력이 있다. 김재훈(46) 씨의 2녀 중 막내. 이날 시상식에는 1950년 제 54회 보스톤 마라톤대회 우승자인 원로 함기용(79) 옹을 비롯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인 임오경(핸드볼), 김원기(레슬링), 정재은(태권도) 등과 배구 스타 출신 김화복,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와 전영록, 박상철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행사에는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 출신인 허준영 한국마이팜 대표가 매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유망주들에게 태반약을 후원하는 등 체육인들이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아 체육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chuam@osen.co.kr ‘황영조의 희망 장학금’을 받은 육상 유망주 조용원(왼쪽)과 김도연(오른쪽)이 자신들의 우상 황영조 감독과 자리를 함께했다. /윤민호 기자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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