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는 한국영화 잔칫집이다.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밀고 당기며 쌍끌이 장세를 펼치는 가운데 7월 한국영화 점유율도 51.2%를 기록, 10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8월들어 한국영화 쓰나미의 파고는 더 높고 강하다. 12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개봉한 ‘해운대’는 모두 747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사상 5번째 천만관객 돌파에 한 걸음 바짝 다가섰다. '해운대' 보다 한 주 늦게 지난달 29일 개봉한 '국가대표'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8월 둘째주에만 77만명을 불러들였고 누적 관객수는 242만명을 기록했다. 또 다른 한국영화 '10억'은 지난 주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 톱5 안에 한국영화 3편이 자리를 잡았다. 여름마다 각종 흥행 성적을 휩쓸었던 할리우드 수입영화로는 '지 아이 조: 전쟁의 서막'이 박스오피스 3위로 명맥을 유지했다. 6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말 73만명 관객을 동원했고 4일만에 1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몰이에 나섰다. '지 아이 조' 흥행의 가장 큰 배경은 영화 속 주요 악역 캐릭터로 등장한 이병헌을 들 수 있다. 미국의 인기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지 아이 조'는 사실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흥행 가능성 논쟁이 분분했다. 한국영화 흥행의 선봉인 ‘해운대’는 국내 첫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면서도 한국인 특유의 끈끈한 정서와 웃음을 맛깔지게 버무려내 관객 호응을 얻고 있다. 관객을 웃고 울리는 재질을 타고난 윤제균 감독이 연출을 맡아서 한바탕 폭소와 가슴 짠한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쌍끌이의 다른 한 쪽, '국가대표’는 찢어진 운동복을 기워 입고 국제대회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스키점프 선수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11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스키점프 때 하늘을 나는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제대로 잡기 위해 10대의 멀티 카메라를 동원했고 국내 최초로 특수 촬영 장비인 캠캣을 도입해 초고속 동영상을 담았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인 '해운대'와 '국가대표'은 공통점은 단순한 CG 볼거리에 치중하지 않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제대로 살렸다는 점이다. 스토리에 치중하는 한국 관객들이 올 여름, 한국영화에 박수치는 배경이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mcgwire@os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