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재욱 객원기자]‘코리안 특급’ 박찬호(36, 필라델피아)가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박찬호의 소속팀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선발투수진을 전면 개편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박차를 가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강력한 불펜진에 비해 취약한 선발진으로 고비를 맞기도 했던 필라델피아지만 이제는 남아도는 선발투수들에 비해 불펜은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하지만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불펜투수들의 부상과 최근의 호투가 맞물리며 불펜투수로서 입지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됐다. 박찬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34경기에 등판해 71⅓이닝동안 77피안타(5홈런) 27볼넷 63삼진 41실점(39자책) 3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4.92를 마크하고 있다. 이중 불펜투수로 27경기에 등판해 38이닝동안 36피안타 10볼넷 42삼진 14실점(12자책) 평균자책점 2.84로 선발로 등판했을 때와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찬호가 불펜전향 후 호투를 거듭 이어나간 원동력은 홈런을 허용하지 않은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호는 지난 5월 2일 뉴욕 메츠전에서 데이비드 머피에게 홈런을 허용한 이후 29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과거 박찬호는 전성기 시절에도 홈런을 많이 허용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재기에 성공한 박찬호였지만 12개의 홈런을 허용한바 있다. 당초 박찬호가 올 시즌에 앞서 타자 친화적 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를 홈으로 사용하는 필라델피아에 입단한다는 점에서 홈런을 많이 허용하는 박찬호의 특성을 감안하면 상당한 우려를 자아기도 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며 불펜투수로 나선 후 단 한 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으며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찬호와 같이 박빙의 승부나 이기고 있을 때 등판하는 승리계투조의 경우 피홈런은 승패와 직결되기 때문에 박찬호의 호투가 빛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무리투수 브래드 릿지의 경우 45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6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올 시즌 5개의 피홈런을 기록 중인 박찬호는 홈인 시티즌스뱅크파크(2개), 쿠어스필드(1개), 돌핀스타디움(2개)서 홈런을 허용했다. 모두 선발로 등판했을 때 허용한 홈런들이다. 박찬호가 올 시즌 허용한 5개의 홈런들은 초구 홈런을 허용한 1경기를 제외하면 볼 카운트가 불리한 노스트라이크 원볼 상황에서 3개, 원스트라이크 투볼 상황에서 1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불펜 전향 후 박찬호는 타자와의 승부에서 선발로 등판했을 때와는 다르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여갔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박찬호는 되살아난 구속과 함께 날카로운 변화구로 타자들을 요리하며 볼넷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탈삼진의 숫자는 증가했다. 박찬호의 호투 원동력인 무피홈런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