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홈런은 투수와 타자의 순발력 싸움이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타고투저의 양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특히 홈런포가 우후죽순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12일 오전 현재 두산(95홈런), 롯데(93홈런)를 제외한 6개 구단은 팀 홈런 100개를 넘어선 상태. 두산과 롯데가 눈앞에 있는 100홈런 고지에 오른다면 최초의 전 구단 100홈런이라는 기록이 작성된다. 대부분의 경기가 홈런으로 승부가 결정되고, 예상치 못한 선수가 홈런을 뿜어내는 경우도 있다. 또 뜬공에 그칠 것 같은 타구가 알 수 없는 원인 때문에 담장 밖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홈런은 어떤 경우에 잘 나오는지, 홈런 치는 요령은 어떠한지, 올시즌 타고투저 양상은 어떠한지에 대한 의견을 히어로즈의 이광근 수석코치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올시즌 홈런이 많이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해 이 코치는 타자들의 파워 향상을 꼽았다. 이 코치는 “요즘 타자들은 힘이 좋아졌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다들 몸 관리에 힘쓰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타구의 비거리가 10m 정도는 늘어난다” 고 지적한 뒤 “반면에 투수들은 공 스피드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3㎞ 정도 올리는 것도 어렵다” 고 말했다. 반대로 홈런을 잘 맞지 않는 투수들의 특징으로는 ‘종속’을 꼽았다. “정현욱(삼성), 황두성(히어로즈)과 같은 선수들은 종속이 좋아서 맞는 순간에 배트가 밀린다. 배트와 공이 만날 때는 순간적인 힘의 싸움이 일어나는데, 투수와 타자 모두 순발력이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코치는 “투수는 던지는 순간에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키가 작은 선수들도 묵직한 공을 던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타자는 공을 맞추는 순간에 강한 손목 힘을 발휘해야 이길 수 있다” 며 자세히 설명했다. 홈런이 잘 나오는 구종은 무엇인가를 묻는 말에 이 코치는 “슬라이더가 가장 쉽게 홈런으로 연결된다. 회전 자체가 옆으로 돌기 때문에 타자의 배트에 맞으면 그대로 그 회전을 유지한다. 반면 직구의 경우에는 투수가 볼 때 역회전이 걸리기 때문에 배트의 힘 방향과 반대가 된다. 직구가 뜬공이나 땅볼로 이어지는 이유는 배트에 맞을 때 다시 역회전이 걸리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 코치는 “요즘은 포크볼이 홈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원래 회전이 적으면 공기 저항을 많이 받게 마련인데, 타자들이 힘으로 그것을 이겨낸다” 라고 덧붙였다. 변화구를 공략하는 방법에 대해 이 코치는 “보통 노장들은 경험에 의해서 상대 투수의 변화구 궤적을 잘 알고 있다. 타격할 때 가상의 궤적을 그리는 것이다. 몸으로 밸런스를 맞추면 쉽게 때려낼 수 있기 때문에 노장들이 주로 변화구를 노린다” 고 밝힌 뒤 “신인들은 변화구에 대한 대처가 상대적으로 서투르기 때문에 주로 직구 타이밍으로 스윙한다”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