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스피드 레이서' 이승현(24, 부산)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에이스'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빠지면서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이승현은 축구선수답지 않은 뽀얀 피부가 특징이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어느새 벌겋게 달아올라 굉장히 힘든 모습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그런 이승현의 얼굴에 미소가 드리우며 달라졌다.
1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르는 대표팀에 합류한 이승현은 가능성 많은 선수로서 그 기량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대표팀 소집 후 훈련서 이승현은 시종일관 우측면을 내달리며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위협적인 개인 돌파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스피드 레이서'라는 별명처럼 빠른 주력을 지닌 이승현은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서 즐거움을 찾았다. 이근호(24, 주빌로 이와타)를 비롯해 초중고 동창인 박주영(24, AS 모나코)과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것이 기쁨이라는 것.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성장한 두 친구에 비해 늦었다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승현은 "(박)주영이나 (이)근호의 활약을 보면 친구서로 즐겁습니다"면서 "그동안 욕심이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즐겁게 축구를 하면서 새로운 맛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서 살아남기 위해 독기를 품어야 하지만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즐거움이 생긴다는 것. 소속팀 부산의 황선홍 감독도 '그냥 하던대로만 해라'라고 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그이지만 부담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승현은 "황선홍 감독님이 '너무 잘하면 내가 부담 된다'라며 농담으로 긴장감을 빼주려고 하셨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즐겁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꿈의 무대인 대표팀서 활약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고 강조했다.
적극성까지 보완되면서 실력의 키가 한 뼘이나 자라난 이승현의 목표는 단순했다. 축구를 잘하고 싶다는 것. 파라과이와 경기서 출전 기회를 갖게 될지 예단할 수 없지만 그의 능력은 보약을 먹은 것처럼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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