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안녕하세요. 30대 직장인 남성입니다.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조루를 앓고 있는 탓에 아내와 제대로 된 잠자리를 가진 적이 손에 꼽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음주 후에 관계를 시도하거나 마취 스프레이를 뿌려보고, 콘돔을 여러 개 사용하는 등 안 해본 것이 없지만 일시적으로 좋아질 뿐, 소용이 없더군요. 열심히 애무를 한들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겠다며 등을 돌리기 일쑤입니다. 아내가 혹시 저 때문에 불감증에 걸린 건 아닌 지 걱정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대화도 줄어들었는데요. 좋은 해결책 없을까요? 자세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A : 조루의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파트너의 만족도입니다. 남성이 3분 이내에 사정하더라도 파트너가 만족하면 치료받을 필요가 없으며, 5분 이상이더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치료받아야 하는 것이 조루입니다. 즉, 조루 여부에 대해서는 남성 본인이 아니라 상대 여성에 의해 진단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상대 여성이 성적인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기도 전에 사정해버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파트너에게 무(無) 오르가즘증, 성욕저하 등의 성기능장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잠자리에서의 잦은 트러블은 성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섹스리스 부부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실제로 조루 환자의 47.7%가 조루로 인해 성관계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된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성의 진단과 남성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조화되어야 합니다. 남성은 조루를 콤플렉스로 여겨 숨기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여성과의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여 조루 치료의 필요성을 진단해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 다음 올바른 치료 방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원인 파악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루의 원인은 크게 심리적 요인과 기질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심리적 요인에 의한 조루는 주로 성관계 시 극도의 긴장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정신과적 약물과 상담으로 치료받을 수 있으며 필요 시 음경확대시술을 적용하여 자신감을 되찾기도 합니다. 기질적 원인으로는 전립선염, 요도염 및 요도감염증, 알코올중독증, 당뇨병 등을 들 수 있으며, 기저질환을 우선적으로 완치하면 조루가 쉽게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정신적인 문제가 없고 ▶조루를 일으킬 만한 특정 원인 질환을 앓고 있지 않으며 ▶약물복용이나 행동요법으로도 완화되지 않고 ▶무엇보다도 귀두부위가 예민한 환자라면 ‘음경배부신경차단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음경 신경의 일부분을 차단해 감각을 둔화시키는 방법으로 민감성 조루의 경우 매우 효과적입니다. 국소마취 하에 약 20~30분 정도 소요되며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합니다. 물론 음경확대술과 동시에 시술이 가능하고요. 단, ‘음경배부신경차단술’은 모든 조루 환자에게 적용될 수 없으며, 반드시 수술 전 음경감각의 예민성을 측정하여 수술의 적합성 여부를 따져봐야 합니다. 조루는 분명 치료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섣부른 자가진단에 의한 치료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하며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등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원인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받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이 분야에 임상경험이 많은 숙련된 전문의를 만나, 부부 간 소원했던 사이를 회복시키고 아름다운 사랑 계속해서 꾸려나가길 바랍니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비뇨기과 전문의 이선규 박사 (강남 유로탑비뇨기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