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을 거둔 이동국이 프리미어리거 듀오인 박지성-이청용과 함께 할 수 있을까?. '남미 킬러'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의 파라과이와 친선경기서 승리를 거두며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서 16강 진출 전망을 밝혔다. 이날 경기서 가장 큰 관심을 끈 대상은 2년 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이었다. 올 시즌 K리그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동국은 많은 기대 속에 대표팀에 합류했고 파라과이전에 선발 출장하며 시험 무대에 올랐다. 이동국은 전반 1분 만에 파라과이 진영 페널티아크 오른쪽 10여m 지점에서 첫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한참 빗나갔다. 기선 제압을 위한 그의 슈팅은 굴절되고 말았지만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을 발로였다. 전방에서 활발한 플레이를 위해 움직임을 보였던 이동국은 전반 26분 득점 기회를 맞았다. 김치우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올린 프리킥을 헤딩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인 후스토 비야르의 선방에 막혔다. 또 이동국은 36분에는 상대 왼쪽 측면으로 공을 몰고 가다 페널티 아크 정면의 기성용에게 패스해 주면서 결과적으로 프리킥을 얻어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명목상 투톱이었지만 이날 이동국은 미드필드 진영까지 내려오면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타깃형 스트라이커에 필요한 크로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못해 많은 찬스를 잡지는 못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청용(볼튼)의 공백으로 인해 김치우(서울)와 염기훈(울산)이 나선 측면 공격수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치우는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오른쪽을 맡은 염기훈은 왼발잡이이다보니 문전 크로스가 한 템포 늦는 인상이었다. 따라서 이날 타깃형 공격수로 나선 이동국은 안정적인 능력을 자랑하는 파라과이 수비진과 힘겨운 몸싸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크로스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파라과이 수비진이 먼저 이동국을 집중 마크하면서 공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 것. 이동국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이며 볼 키핑을 위해 노력했지만 홀로 움직임을 보이는데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기회를 주기 위해 뽑았으며 하고자 하는 의욕과 의지는 높이 사고 싶다"고 말한 뒤 "아주 잘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못했다고도 볼 수 없으며 무난했다"며 이동국에게 절반의 합격점을 줬다. 결국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고군분투한 이동국의 노력은 높이 산다는 것. 따라서 박지성과 이청용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서 진정한 테스트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과연 이동국이 재도전의 기회를 잡게 될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