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의 작품 2호' 이승현(24, 부산)이 포텐셜 폭발로 스승에게 은혜를 갚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경기서 후반 38분 터진 박주영(AS 모나코)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박주영의 결승골을 만들어낸 이는 바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스피드 레이서' 이승현. 후반 24분 염기훈을 대신해 투입된 이승현은 21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파라과이의 왼쪽 측면을 거침 없이 누볐다. 터치라인을 따라 파고든 이승현이 골대 근처까지 내달은 후 과감한 왼발 슈팅을 시도하자 파라과이 골키퍼 비야르가 몸을 던져 밖으로 쳐냈고 이를 쇄도하던 박주영이 오른발 슈팅으로 재차 연결해 결승골을 뽑았다. 이날 결승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이승현은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기성용이 길게 연결해준 볼을 즉각적인 반응으로 따내며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냈던 것. 특히 이승현은 자신감을 심어준 황선홍 감독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잠재적인 능력이 많은 이승현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준 주인공인 황선홍 감독은 이승현의 생일이던 지난달 25일 편지를 전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당시 황 감독이 보낸 편지의 내용은 경기장에서 충분히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드러내지 못하고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라고 하는 것. 황선홍 감독은 새로운 기회를 잡은 이승현에게 농담을 건네며 긴장을 풀게 만들었다. 이승현은 "황선홍 감독님이 내가 대표팀으로 떠날 때 이 경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보라고 조언해주셨다"면서 "'너무 잘하면 내가 부담된다'는 말로 긴장을 풀게 해주기도 하셨다. 정말 너무 고맙다"고 깊은 고마움을 나타냈다. 허정무 감독 또한 새내기 미드필더의 기량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허 감독은 이승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활력소가 됐다"며 높은 점수를 매겼다. 아울러 "앞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이며 A팀 재승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