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폭군' 이제동, 돌파구를 찾을까
OSEN 기자
발행 2009.08.13 08: 56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지만 믿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패배였다. 그것도 프로리그 결승전 3전 전패. 특히 화승 팬들은 5대 본좌 0순위 후보로 활약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현존 최강 저그라는 그의 자존심은 사정없이 구겨졌다. 마치 이제까지 신나게 달려오던 고속도로에서 여기저기 구멍난 고장난 도로를 맞았다. 위기도 최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폭군' 이제동(19, 화승)의 이야기다. 13일 저녁 벼랑 끝에 몰린 이제동이 서울 문래동 룩스 히어로센터에서 열리는 MSL 4강서 기사회생을 노린다. 상대는 STX 에이스 김윤환으로 결코 만만하지 않다. 김윤환은 8강서 이제동과 함께 투톱 저그로 불리는 김정우를 3-0으로 제압해 이제동도 안심할 수 없다. 이어 14일에는 스타리그 4강도 나서는 이제동은 이제 처지가 달라졌다. 팀을 프로리그 우승과 함께 양대 리그 제패를 노리던 이제동서 슬럼프를 빨리 빠져나와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만약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제동의 부진은 기나긴 슬럼프로 몰리게 된다. 지난 7일과 8일 프로리그 결승전서 보여준 이제동은 약점이 없을 거라고 여겨지던 그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각 맵에서 오버로드를 날릴 때 보이는 습관이나 빌드 패턴까지 철저하게 분석당하고 봉쇄당하면서 충격의 3패를 당했다. 빌드, 운영 모두 먹히지 않으면서 SK텔레콤 V5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e스포츠 최초 3000점 돌파에 성공한 KeSPA 랭킹 1위 이제동은 가장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은 것. 또 한 가지를 꺼내들자면 이제동은 프로리그 결승전서 부담감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예전 패배를 당할 경우 투지에 불타오르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잔뜩 긴장하면서 대기 도중 손을 푸는 등 심하게 압박받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보다 몇 배 더 긴장하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제동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프로리그 결승 3전 전패에 당혹스러울 것이다. 패배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찾아온 MSL 4강과 스타리그 4강. 위기 뒤의 기회라는 말처럼 이제동이 돌파구를 마련해 최고 선수로 다시 우뚝서게 될지 주목된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