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의 성공 소식을 접하는 부모의 심정과 다를 바 없다. 삼성 라이온즈가 강명구(29, 상무)와 조영훈(27, 경찰청)의 선전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팀내 기대주로 손꼽히던 강명구와 조영훈은 꾸준한 경기 출장을 통해 기량이 한 단계 상승했다. 이들은 제38회 야구월드컵 대표팀에 나란히 발탁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겨울 병역 해결을 위해 1군 무대를 떠난 강명구와 조영훈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팀에 복귀할 예정. 팀내 최고의 준족으로 손꼽히던 강명구는 입대 전 대주자 혹은 대수비 요원으로 활약했으나 2군 북부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입대 직전 "강타자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셈. 강명구는 12일 현재 최다 안타(102)-득점(80)-출루율(.464)-도루(32) 등 4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타격 부문도 양의지(경찰청)에 이어 2위(.379)를 기록 중이다. 팬들은 강명구의 활약을 두고 '2군에서 이치로 모드로 탈바꿈했다'는 표현도 마다하지 않는다. 조영훈은 2005년 입단 당시 이승엽(요미우리)의 좌타자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으나 3년간 16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339타수 78안타) 3홈런 37타점 31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경찰청 입대 후 눈에 띄게 기량이 향상됐다. 홈런공장이라고 불리는 벽제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이점도 있지만 23개의 아치를 쏘아 올리며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고 타율도 3할4푼1리(252타수 86안타)로 향상됐다. 또한 경찰청에서 외야 수비 훈련을 받으며 수비 범위를 넓혔다. 11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최무영 운영팀장은 강명구와 조영훈의 상승세에 대해 "2군 무대이지만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하다보니 자신감이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올 시즌이 끝난 뒤 강명구, 김종호, 조영훈, 이정식, 임동규 등 군입대 선수들과 김진웅, 권오준, 구자운 등 재활군 투수들이 가세한다면 팀 전력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은 지난해 경찰청 출신 좌타 거포 최형우의 활약 속에 타선의 세대 교체와 더불어 4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군복무를 통해 기량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강명구와 조영훈이 내년 시즌 '포스트 최형우'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강명구-조영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