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칠테면 쳐보라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히어로즈 우완 선발 황두성(33)이 겸연쩍은 웃음으로 기쁨을 대신했다. 황두성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5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만 내준 채 무실점하며 시즌 3승(2패, 9세이브)째를 기록했다. 종전 7이닝이었던 개인통산 최다이닝을 1이닝 더 추가했고 9개의 삼진을 잡아내 자신의 최다인 10탈삼진에 1개가 모자란 피칭이었다. 최고구속은 143km에 불과했지만 묵직한 느낌이 삼성타자에게는 위협적이었다. 117개의 공을 무리없이 힘을 빼고 던질 수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 세 번째 도전만에 성공한 시즌 첫 선발승이었다. 더구나 작년 7월 8일 목동 롯데전(6이닝 2실점) 이후 401일만에 거둔 선발승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앞선 6일 문학 SK전에서도 7이닝 2실점,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해내며 선발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황두성은 시즌 시작 전부터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시즌 전부터 팀의 마무리 보직이 주어져 편안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했다 대회 시작 직전 탈락 통보를 받고 귀국해야 했다. 이에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이 특별히 신경을 쓸 정도로 황두성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황두성은 경기 후 "솔직히 WBC 대표팀 탈락 충격이 컸다"면서 "탈락 충격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상태에서 시즌을 맞은 것이 문제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황두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있게 볼을 던지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타자와도 붙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해 선발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또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한다"는 황두성은 "제구가 잘 잡혔다. 포수 출신이어서 그런지 투구시 손가락 각도가 다른 투수와는 다른 것 같다. 직각으로 세워져 던져 회전이 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방마님으로 나서 결승 2루타를 때려낸 강귀태는 "결승타보다는 두성이형과 짝을 이뤄 팀 승리를 거둔 것이 더 기쁘다"면서 "변화구 먼저 보여주고 승부는 직구로 했다. 특히 왼손 타자를 상대로 던진 직구가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승장'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선발 황두성이 완벽하게 막아줬다. 경기 초반 득점 찬스에서 강귀태 권도영이 제 역할을 훌륭하게 해줬다. 오늘 이길 수 있었던 이유다. 황두성이 선발에서 안정감 있게 던지며 제 역할을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선발진에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평했다. letmeout@osen.co.kr
